수집욕 자극하는 텀블러…'스타벅스+던킨', '리버스 마이보틀'

딱TV 앤쯔  | 2014.05.25 08:40

[딱TV]아는 사람들만 아는 소소한 트렌드

편집자주 | '만물박사' 앤쯔 -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소소한 트렌드를 얕고 넓게 이야기하는 머글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한 집 건너 하나씩 카페들이 있는 풍경이 이젠 낯설지 않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도서관, 갤러리 혹은 창작공간으로까지 발전하며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카페는 '텀블러'라는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텀블러' 혹은 '워터보틀'. 음료를 담아 다니는 이 병은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마호병(魔法甁) 혹은 보온병으로 불렸다. 과거 다방 아가씨들이 커피를, 아기 엄마들이 분유용 물을 담아 다니는 용도였던 보온병은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텀블러라는 새로운 명칭과 함께 고객층을 젊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머스트 해브 아이템 '텀블러'…수집 욕구 부채질

처음에 텀블러는 마니아층의 수집 물품 중 하나였다. 홍콩, 일본의 한정판 상품을 인터넷으로 혹은 외국 여행을 갈 때 구매하는 패턴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도 여행 사이트에는 해외 지점에서 사온 한정 텀블러를 인증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그러던 텀블러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벅스가 프로모션에 본격 박차를 가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한정판이나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등의 판매 전략으로 프로모션 시작 당일, 매장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한정 텀블러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한쪽에서는 텀블러를 전문으로 사들이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프리미엄을 붙여 중고몰에 재판매하기 위해서다. 미개봉, 미사용은 옵션으로 따라붙는다. 온전히 재판매용 시장이 등장한 셈이다.

일반 고객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스타벅스의 입장에서는 막을 수도 없을 뿐더러 고객들의 수집 욕구를 부채질해 주는 셈이라 오히려 이득을 보는 듯하다.




나만의 '콜드컵' 인기…스타벅스와 던킨의 콜라보레이션?


이 열풍에 불을 붙인 또 하나의 이름이 있으니 바로 '콜드컵'이다. 대부분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콜드컵은 여름 전용으로 차가운 음료를 주로 담을 때 쓰인다. 담은 음료에 따라 색감이 바뀌다 보니 실용적인 면은 물론, 패션 소품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마다 다양한 콜드컵을 출시하지만 기본 모양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아주 작은 디자인 요소와 패션 포인트에 따라 인기를 끌기도 하고 외면받기도 한다.


최근 던킨도너츠는 돔 리드(뚜껑)를 휘핑크림 모양으로 만든 색다른 콜드컵을 선보여 젊은 층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웃프게도(웃기고 슬프게도) 이 돔 리드가 스타벅스의 콜드컵과 사이즈가 같아 의도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기 있는 스타벅스사의 로고가 박힌 콜드컵에 휘핑 모양인 던킨도너츠의 돔 리드를 끼워 나름의 '콜라보레이션'을 완성하는 것이다. 던킨도너츠의 아이디어는 돋보였지만 결국 스타벅스의 브랜드 선호를 이기지는 못한 셈이다.




최근 이 열풍에 정점을 찍은 텀블러가 또 하나 있다. 일본 리버스사의 '리유즈보틀'이다. '마이보틀'(my bottle)이라는 이름으로 SNS를 통해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긴 원통형의 투명한 이 보틀은 말 그대로 병이다.

뚜껑을 닫는 형태라 오히려 빨대를 사용하는 콜드컵보다는 텀블러에 가깝다. 마치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신소재를 사용해 뜨거운 음료를 담는 것도 가능하다. 결정적으로 음료, 작은 과일, 혹은 소품까지도 이 안에 담으면 한층 예뻐 보인다. SNS에 익숙한 세대가 열광할만한 요소로 사진을 찍으면 더 예쁘다!




한 가지 문제는 '일본 제작'이라는 점이었다. 방사능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일부 마니아층에게만 퍼지고 있던 찰나,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를 들여오면서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리버스 보틀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려 한 때 이 회사의 웹사이트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위에서 예를 든 프랜차이즈 외에도 콜드컵을 내놓은 브랜드는 많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고객의 눈을 끄는 데 성공한 브랜드는 손에 꼽는다. 그러나 이 트렌드는 현재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자체 제작을 하는 방식까지 발전했다. 트렌드 속에서도 나만의 독특함을 갖고 싶은 젊은 층의 마인드가 고스란히 반영된 모양새다.

여름을 앞둔 지금, 실용성에 독특함까지 갖춘 이 트렌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 안에서 살아남을 아이디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5월 25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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