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추모 3만 촛불…경찰, 115명 연행 (종합)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동우 기자, 최동수 기자 | 2014.05.17 23:54

[세월호 참사]사고 이후 최대 규모...24일 촛불집회 예고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 3만명(경찰 추산 1만1000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참사 추모 5.17 범국민 촛불행동"이 열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2일째, 서울 청계광장에 3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을 들었다.

사회 각계 500여 단체가 모인 '세월호 참사 대응 원탁회의'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1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추모 5·17 범국민 촛불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참여한 시민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실종자를 구조하라", "아이들을 돌려내라", "진상을 규명하라",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세월호 원탁회의 대표 김상곤 목사는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질책했다. 이어 언론, 교수, 시민 등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연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세월호 유가족의 호소문 낭독을 마지막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코스는 보신각, 종로 1가, 종로 3가, 을지로 3가, 을지로 1가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3.1㎞ 구간이다.

행진을 시작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8시30분쯤 종각역 사거리에서 청와대행을 시도하며 경찰과 한 차례 충돌했다. 이들은 약 20여분의 대치 끝에 다시 종로를 따라 행진했다. 그러나 약 7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대열에서 이탈해 종로3가 사거리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청와대로 향했다.

시위대는 안국역 앞에서 9시30분쯤부터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했다. 경찰은 세 차례의 해산 명령 끝에 9시50분쯤부터 시위대를 대거 연행했다. 총 115명(남성 86명, 여성 29명)이 관악, 용산, 동작 등 10개 경찰서로 나눠 연행됐다.


정해진 구간을 행진한 시민들은 약 10시20분쯤 시청 앞 광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일제히 희생자를 기리는 묵상을 하고 실종자들을 구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다시 한 번 외친후 자진해산했다.

이날 촛불집회에서 '416명 인간띠 만들기'에 참여한 대학생 박이랑(26)씨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50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며 "다음주에도 꼭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성남시에서 온 주부 조남예씨(51)는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어 참여했다"며 "아이들이 이곳을 와서 사람들과 슬픔을 같이 나눴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시각 청계광장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선 보수 성향 단체들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구재태 재향경우회 회장은 "국가의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갈등과 증오를 조장하고 조국의 얼굴에 침을 뱉는 세력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측은 오는 24일에는 시민 10만명이 참여하는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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