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세월호 나올라" 화물적재 관리감독 부실

머니투데이 인천=박진영 기자, 이재윤 기자 | 2014.04.24 19:44

[세월호 침몰 9일째]청해진해운 '선적·고박' W통운 이야기 들어보니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24일,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는 화물적재 관리감독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청해진해운의 화물 선적 업체인 W통운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박스를 제대로 쌓는 것을 통상 '고박한다'고 말한다"며 "세월호에 적재된 컨테이너 박스들은 가로세로 2~3m 정도의 크지 않은 수준으로 흐트러지지 않게 쌓아 운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통운업체는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화물을 세월호에 선적하고 하역하는 일을 맡았지만 사실상 화물 선적 뒤 선체에 고정시키는 '고박' 업무까지 직원들이 직접 맡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고박 담당자들은 인천항운노조에 가입해 있지만 저희(통운사)쪽에서 월급을 지급하는 직원이라고 (우리는) 본다"라며 "25명 정도가 세월호 선적을 담당했고 15명 정도가 고박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박 업무는 여기서 10년을 넘게 일한 직원들의 경우도 거의 내용을 알지 못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업무"라고 말했다.

인천항운노조에 따르면 컨테이너는 기본적으로 샤시(차량 이동 장치)와 함께 고정되며 앞·뒤·좌우 총 6곳을 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부는 박스끼리 고정하는 구조인만큼 배가 급회전을 하거나 충격을 받았을 경우 중심이 흐트러지며 컨테이너가 쏟아져 내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다수 전문가들도 중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선적무게를 재는 것도 해운사(청해진해운)가 도맡아 측정해 관리 감독이 부실했다는 점도 파악됐다. 실제로 세월호는 지난 15일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화물 657톤, 차량 150대를 실었다고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 무게는 1800톤에 육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사는 화물 선적을 앞두고 직접 무게를 계측한다. 정확한 무게를 알 수 있는 화물도 있지만 무게를 잴 수 없는 큰 화물의 경우 부피를 무게로 계측해서 기록한다. 따라서 정확한 무게(실 톤수)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물류팀 측에서 배에 싣기 전에 화물 무게를 측정한 뒤 목록에 총 무게를 적어 우리에게 넘겨준다"며 "그렇게 선사 쪽에서 적어준 무게 등을 바탕으로 (통운사가) 운임을 지급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출항 전 화물의 무게와 선적 상태 등은 운항관리사가 확인할 의무를 진다. 그렇지만 세월호와 같은 대형 선박의 화물 선적상태를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화물의 무게는 선장이 적어 낸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통해 확인하는 만큼 선사 측의 기록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관리감독 주체가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은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청해진해운과 W통운 등을 압수수색하고 한국해운조합 소속 운항관리사 등을 소환조사 하는 등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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