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국회의원' IT개발자 9인, 모두 움직였다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 2014.04.25 07:54

[세월호 참사]세월호 사건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함 떨치려 주말내 작업···하루만에 목표 5천명 넘어서

개발을 위해 화상채팅을 벌인 9인. 임정민, 정성영, 나세훈, 김준희, 강성희, 김기웅, 정기원, 오영욱, 이숙번(왼쪽위부터)/사진제공=정성영 트리움 PM
"국민이 아무리 분노하고 슬퍼하면서 기사나 TV를 봐도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는 없습니다. 무기력증에 빠지고 싶지 않아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만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 줄은 몰랐다.(정성영 트리움 데이터분석 PM)"

세월호 침몰과 실종자, 희생자를 위해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가진 9인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사고 이유와 책임 소재 묻기에 급급한 이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홈페이지가 국회의원을 움직이고 있는 것. 이미 약 30명의 국회의원이 여기에 응답했고 약 1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지난 20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사이트 '응답하라! 국회의원(이하 응국)'이 지난 주말 개설됐다. 응답하라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검색해 등록만 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해당 국회의원에게 세월호 침몰의 원인 규명과 피해자 보상 등 국회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을 유권자의 이름으로 촉구하는 메일을 자동으로 보낸다.

시민 5000명 참여가 첫 목표였다. 하루 만에 목표를 달성하자 1만명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4일 후인 24일 오후 기준으로 참여자는 9만5000명이 넘어섰고 약 30명의 국회의원이 이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다.

응국은 9명의 IT개발자가 3일 만에 만들어낸 사이트다. 지난 18일, 세월호 침몰과 구조작업을 바라보며 분노와 무기력함을 느낀 9인의 개발자는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인터넷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에 돌입했다.

다시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시민 개개인의 힘은 약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권자로서 국회의원이 움직이게 독려하자는 뜻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개발자 4명, 뜻을 같이한 5명의 개발자까지 총 9명이 화상채팅으로 한 데 모였다. 정 PM은 "역할 배분, 지시도 없었다"며 "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말을 꼬박 샜고 이 중 한 개발자는 1개월 동안의 서버 비용을 쾌척했다"고 말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에는 의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해커톤을 개최해 '이스케이프'라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탈북자 북송 문제가 대두됐을 당시 탈북자들이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하는지 알기 쉽게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정 PM은 "랩80(lab80)을 이끌고 있는 정기원 대표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타트업을 만들자는 의미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며 "자신이 투자한 펀드나 금융상품 등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응국은 기존 취지에 맞춰 시민의 참여를 더욱 독려할 예정이다. 정 PM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고 있는 분들이나 여러 시민이 함께 하자는 제안도 많다"며 "지역구별로 청원서 개수를 보여주는 그래픽 등을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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