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확 늘어난 '허수 이익' 논란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4.04.25 06:00

삼일회계 EBITDA 339억→536억 제시…렌탈 자산 감가상각 더한 과대계상 지적

동양매직 인수전에 나선 후보들이 실사를 마치고 나서 전년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이익규모를 '회계상의 모순'이라 지적하고 있다. M&A(인수·합병)에 있어 매물 회사가 만들어내는 이익 규모는 그 지속성과 상당성을 따져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최선의 척도가 되기에 매매 관계자들의 논란이 거세다.

이 인수전에는 전략적 투자자로 현대백화점, 쿠쿠홈시스, 에스에프에이, 일본 팔로마, 나이스그룹, KG그룹, 교원그룹 등과 재무적 투자자로 한앤컴퍼니,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총 9곳이 참여하고 있다.

24일 M&A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후보들에 건넨 자료에서 이 회사 이익창출 규모인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2012년 339억원에서 지난해 536억원으로 한 해 동안 58% 늘었다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에 동양그룹이 자금난으로 해체되는 와중에서도 동양매직은 적극적인 영업으로 이익 창출력이 1.5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모그룹의 어려움 속에서도 동양매직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상당한 저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기간 중에 오히려 회사가 더 좋아졌다는 부분에서는 그 원동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동기에서 실사를 면밀히 마친 일부 후보들은 회사의 EBITDA 기재 적정성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있다. 동양매직의 현금창출력이 상당히 과장돼 있다는 결론이다.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을 파는 동양매직은 다른 회사들과 달리 기기에 대한 제조와 렌탈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생활가전을 제조 및 판매하거나 혹은 제품을 OEM(주문자상표 제작방식)으로 수급해 대여해 이익을 내는 것과 달리 동양매직은 두 사업을 모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양매직의 이런 사업적 특성으로 인해 회계상의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통상 생활기기를 제조 및 판매만 할 경우 일단 만들어진 제품은 재고자산으로 계상돼 있다가 판매가 완료되면 현금 등으로 유입돼 이익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동양매직은 만들어진 재고자산이 렌탈 계약으로 이어지면 곧바로 유형자산으로 대체돼 계약기간동안 감가상각이 진행되는 구조로 회계가 이뤄지고 있다.


매각자 측인 삼일회계법인은 렌탈 자산의 감가상각이 회사의 현금창출 능력인 EBITDA에 가산 조정돼야 한다는 논리로 회계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후보군의 전문가들은 제품을 할부의 일종인 렌탈 형식이 아닌 일시불로 매각했을 경우 이런 자산상각비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동일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더라도 일시불이 아닌 할부 형태의 렌탈로 판매하면서 동양매직의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EBITDA가 두 배로 증가하는 허수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회계 전문가들도 렌탈 자산의 감가상각비를 현금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오히려 현금 유입이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렌탈 자산의 감가상각을 제외한 EBITDA 수치가 동양매직의 실제 현금 창출력이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동양매직과 그 자회사인 동양매직서비스의 렌탈 채권 중 일부가 유동화 및 매각된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이 부분이 앞으로 렌탈료 수입 감소로 이어질 경우 장부상 순부채 규모를 과소하게 계상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 관계자는 "지난해 2000억원에도 팔리지 않았던 동양매직이 최근 입찰 경쟁이 시작되자 매각자 측의 무리한 거래 진행으로 주어진 EBITDA의 5~6배인 3000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며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수치에는 상당한 허수이익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실제 거래는 1000억원대 후반에서 2000억원대 초반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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