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로 일본 직구족은 1년 내내 '세일' 효과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4.04.28 06:30

올들어 일본직구 규모 전년比 70% 급증…소비세 인상 불구 국내 판매가보다 40% 저렴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의 한국어사이트 캡쳐.
직장인 한희영 씨(32)는 최근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에서 여성용 카시오 시계를 2만6300엔을 주고 구입했다. 국내 온라인쇼핑 최저가는 52만원. 하지만 100엔당 1015원대인 원/엔 환율을 감안하면 라쿠텐에서는 27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시계를 살 수 있다.

여기에 1만엔 이상 구매 시 해외배송료 2000엔을 할인해주고 있어 별도 배송료도 물지 않았다. 한 씨는 관세와 부가가치세(3만원)를 합쳐 우리 돈으로 30만원에 최신 유행하는 시계를 장만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엔화 환율이 하락하며 일본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직구(직접구매)족들이 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을 인상했는데도 워낙 환율이 낮아 소비세를 내고도 한국보다 한결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살 수 있다.

해외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은 올 초 이후 지금까지 라쿠텐과 아마존재팬 등 일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상품의 배송대행 건수가 전년대비 70%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상품의 원화 환산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화 환율은 지난해 1월 100엔당 1236.0원에서 지난 24일 1014.3원으로 1년 새 18% 정도 하락했다.

1일부터는 일본 현지 소비세율이 종전 5%에서 8%로 인상돼 상품가격도 덩달아 올랐지만 환율 하락으로 직구족들에게 특별한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다.

실제 이달 초 소비세 인상 이후에도 몰테일을 이용한 일본 배송대행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42.9%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연간 배송대행건수는 지난해 대비 250% 늘어난 10만여건에 달할 것으로 몰테일은 내다보고 있다.


직구족들은 일본 쇼핑몰에서 식기 등 주방용품(42.7%)과 의류·패션잡화(34.8%)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 직구족을 잡기 위해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은 글로벌 사이트를 통해 한국어 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1만엔 이상 구매시 해외배송료 2000엔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병행수입 업계도 엔저로 웃음 짓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본사의 가격정책으로 환율이 급등락해도 가격변동이 쉽지 않은 원수입자에 비해 병행수입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을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카시오와 지샥, 세이코 등 일본 브랜드 시계는 병행수입 업체들이 환율 영향을 반영하며 전년대비 10~16% 정도 판매가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일본 시계 전문 판매업체의 누적 매출도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11번가는 지난 3월부터 일본 구매대행 기획전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나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한데 모아 편의성을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상품은 품질에 대한 평판이 좋아서 첫 구매이후 재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다른 나라 상품에 비해 훨씬 높다"며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직구족들의 현지 쇼핑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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