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블랙박스? "모르는 소리"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4.04.24 14:15

200여개 업체 난립..저가 출혈 경쟁에 수익성 악화...돈 버는 회사는 극소수

중소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수익을 내는 기업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 200여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지만, 품질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치열한 가격경쟁만 펼치고 있어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중소기업들이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꼽히던 블랙박스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적자를 기록하거나 경영난에 빠진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 블랙박스가 아직은 보급률이 높지 않은 초기 시장이어서 마케팅 및 판촉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데다 진입장벽도 높지 않아 200여개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반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배우 장혁씨를 모델로 내세운 다본다의 경우 2013년 매출액은 656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4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더구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44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블랙박스업체인 에이치디비정보통신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22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아이트로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037만원으로 전년대비 95% 감소했다.

블랙박스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미동전자통신마저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줄었다.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세미솔루션 등 신규사업으로 차량용 블랙박스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도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다. 블랙박스사업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블랙박스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중소기업은 줄을 잇고 있다. 전자부품회사 캠시스, PC부품회사 잘만테크 등은 블랙박스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도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블랙박스 제품을 출시하며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아직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의 보급률이 30%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올해 블랙박스 시장 규모는 52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한 블랙박스업체 고위 관계자는 "블랙박스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들은 주로 홈쇼핑을 통해 판매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수수료, 반품 등으로 이익을 내기 쉽지 않는 구조"라며 "더구나 블랙박스 사업을 하다 망하는 회사도 많지만 또 그만큼 새로 진입하는 기업이 많아 출혈 가격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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