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방향타 놓을순 없다...슬픔 딛고 중심 잡아야

머니투데이 박재범 이현수 기자 | 2014.04.23 08:09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슬픔과 무기력증에 빠졌다. 경제 컨트롤타워까지 공백상태에 놓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경제의 3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 가운데 슬픔에 빠진 국민들의 심리 위축은 이미 현실화됐다. 기업들은 공격적 영업 대신 보수적 대응 모드로 돌입했다. 정부도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정한 뒤 주요 일정을 미뤄놓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국무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사고수습 라인과는 별개로, 부총리를 주축으로 하는 경제컨트롤 타워는 오히려 더욱 집중적으로 작동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관련 주요 회의 줄줄이 취소...손 놓는다?

23일, 24일로 예정됐던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가 모두 취소됐다. 모두 1주일마다 개최돼 국가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장관급 정례 회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3일 취임후 처음으로 주재할 예정이던 경제동향간담회를 취소했다. "애도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한은 관계자)"이라지만 경제 관련 부처 업무는 사실상 스톱 상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앞서 17일 열릴 예정이던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국가정책조정회의는 연기했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 역시 취소됐다.

회의가 취소된 시간에 부총리나 한은 총재가 특별한 일정을 소화한 것은 아니다. 경제 현안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는 이유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는 "경제 심리가 너무 위축되면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며 "애도 분위기와 별개로 경제주체의 활력 문제도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공개 일정을 최소화했을 뿐 기본 현안 업무는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부총리와 이총재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때문에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는 경제 운용 시스템을 정상화, 밀린 경제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숫자 보다 심리 문제...전 국민적 '치유' 프로그램 필요

'경제는 심리'라고들 한다.
한 시장관계자는 "소비 감소의 원인을 세월호 사건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상황을 방치하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세월호 비극으로 움츠러든 국민들의 어깨가 더욱 오랫동안 오그라들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대형 참사와 경제 침체의 인과관계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지표에 대한 사후적 설명이 대부분이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사고 때도 비슷하다. 당시 2월 도소매판매는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카드 사태, 사스 등 다른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이보다는 전반적 경제 활력 저하를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가계의 경우 지갑을 열기 쉽지 않다. 애도·추도 분위기 속 외식과 회식, 백화점, 영화관 등은 생각하기 힘들다. 벌써부터 지난주말 홈쇼핑 매출이 전주보다 10%이상 줄었다는 추정치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도 행사를 연기·취소하고 후속 계획조차 잡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TV방송으로 우울한 소식을 접하며 무기력해지는 대한민국의 치료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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