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괴물' 자회사로 안드로이드 진영 위협"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4.04.20 11:19

애플-삼성 특허전, 애플-구글 구도 확전 관측 뒷받침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이 결국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나왔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미국 특허소송을 다루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법 루시 고 판사의 상관인 클로디아 윌컨 법원장은 애플이 '특허괴물' 자회사를 통해 안드로이드 진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8일(현지시간)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클로디아 윌컨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법원장은 전날 낸 명령서에서 "(애플의 자회사격인) '록스타 컨소시엄'이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을 방해하고 애플의 이익을 늘리는 위협 전술('scare the customer and run' tactic)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존 베스치 록스타 컨소시엄 대표도 "(애플을 포함한) 잠재적 라이선스 파트너나 특허침해 소송에 관해 록스타 주주들과 대화하지 않는다"면서도 "주주들에게 진행상황 등을 보고한다"고 밝혔다.

록스타 컨소시엄은 구글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HTC 에이수스 화웨이 ZTE 등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업체를 상대로 여러 차례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윌컨 법원장의 지적은 애플이 특허소송으로 표면적으로는 삼성전자 등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를 문제 삼고 있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구글의 안드로이 진영 전체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포스페이턴츠는 애플의 변호인들이 배심원은 속일 수 있지만 윌컨 법원장은 속이지 못한 게 분명하다며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의 로열티 산정 기준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라고 지적했다.


실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10년 10월 쓴 이메일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성전'(聖戰)을 다짐한 바 있다.

특허 전문가들은 애플이 구글은 그냥 놔둔 채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한 것은 소송을 진행하기가 더 쉬울 뿐 아니라 판매금지와 손해배상 등을 통해 잠재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공짜로 제공했기 때문에 애플이 소송으로 얻을 게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22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자사의 특허 기술이 반영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때문에 잃은 수익 10억7000만달러와 특허 로열티 11억2000만달러 등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싸움이 애플과 구글의 대결로 확대되면 여러 변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최근 2차전에 돌입한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앞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히로시 록하이머 부사장은 지난 11일 공판에서 삼성 측 증인으로 나와 구글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기 전부터 이번 재판에서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록스타 컨소시엄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소니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회사로 특허를 사고팔며 로열티를 챙기는 이른바 '특허괴물'(Patent Troll)이다. 애플이 지분 58%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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