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선체의 유일한 생존 가능 공간인 '에어포켓'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에어포켓은 선박이 순식간에 뒤집히면서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선내에 머무르는 공간을 말한다.
선체는 18일 낮 12시40분쯤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에어포켓에 있는 생존자를 구출하려는 필사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색 및 구조 자격을 갖춘 민간 잠수부들과 함께 선체 내부에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잠수부가 콤프레셔 공기주입기의 호스를 수면 아래로 가지고 내려가 공기주입이 가능한 부위를 찾아 호스를 안으로 밀어 넣는 작업이다.
해경과 민간잠수부는 이날 3개 이상의 루트에서 필사적으로 공기주입을 시도, 오전 11시14~19분 사이 주입에 성공했다. 에어포켓에 생존해 있을지 모를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내부 진입도 오후 3시26분 성공했다. 다만 잠수부 2명이 2층 화물칸을 개방하고 선내 안쪽에 진입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내 철수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빠른 시간 내에 침몰하는 과정에서 배 안에 공기가 남아 '에어포켓'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월호의 경우 6825톤급 대형 선박으로 수많은 격실이 있어 그만큼 에어포켓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온다. 또 선박 내 연쇄침수를 막기 위한 '격벽'이 설치돼 있는 곳이라면 이 공간 안에 있는 생존자가 얼마 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환 UDT동지회 부회장은 "선내에 직접 들어가 보기 전에는 모르지만 에어포켓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라며 "공기주입으로 또 다른 에어포켓을 빨리 만들어 혹시 있을 수 있는 생존자들이 호흡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포켓 형성 가능성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잖다. 정호원 팔팔수중개발 부대표는 "잠수부들조차 선박 안으로 들어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에어포켓이 있다, 없다 장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에어포켓이 형성돼 있더라도 침몰한지 상당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저체온증 등으로 72시간 이상을 버티기 어렵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날 선체가 바다 속으로 대부분 형체를 감췄기 때문에 남아 있던 에어포켓도 사라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경은 단 1%라도 에어포켓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면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생존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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