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LSI 부진 해소하기 위한 신의 한수"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4.04.18 05:00

삼성전자-美 글로벌파운드리 전략적 제휴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를 찾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에 대한 반도체 업계의 평가다. 이번 제휴로 급성장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데다 경쟁업체인 대만 TSMC와 애플까지 견제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10나노대 반도체 제품의 확산 속도를 앞당겨 기술적 우위를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수익성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시스템LSI는 메모리에 비해 부진했고 사실상 위기상황"이라며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시스템LSI, 파운드리서 돌파구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는 글로벌파운드리가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일정 수준의 기술료를 받게 된다. 생산공정 기술을 외부에 제공하고 기술료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스럽게 시스템LSI 부문의 수익성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더 큰 노림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올해 480억달러로 전년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547억달러와 645억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10% 이상씩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파운드리 물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100개의 제품을 위탁생산하려는 업체는 100개 모두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기 마련이다. 50개씩 2곳에서 나눠서 생산하는 것보다는 1곳에서 생산하는 편이 일정한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는 동일한 14나노 핀펫 공정을 구축, 대형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도 대형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투자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애플 “보고 있나” TSMC '견제구'

애플과 TSMC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큰 덤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의존하던 AP생산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상당 부분 이전했다. 특허소송이 극적인 화해로 끝나지 않는다면 애플은 삼성전자 위탁생산 물량을 줄이고 TSMC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TSMC의 생산기술은 삼성전자에 비해 1년 이상 뒤쳐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6에 들어가는 AP는 20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3D 기술을 적용한 14나노 핀펫 기술을 개발했고 연말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0나노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TSMC가 10나노대 생산기술을 개발하면 삼성전자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을 잡으면서 10나노대 제품의 대중화 시기가 더 앞당겨질 공산이 커졌다. 특히 14나노 핀펫 기술은 20나노 평면 기술 제품에 비해 최대 35% 소비전력을 줄여주고 성능도 20% 향상시켜 준다. 면적 또한 최대 15%까지 줄일 수 있어 모바일 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삼성전자는 당연히 갤럭시 시리즈에 이 기술이 적용된 AP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업체들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뒤를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애플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겨야 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7용 AP를 삼성전자가 생산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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