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 펀드로 장기 투자포트폴리오를 짜자

머니투데이 이해대 신영증권 개인고객사업본부 이사 | 2014.04.18 07:00

[머니디렉터]

이해대 신영증권 개인고객사업본부 이사
여러 투자대상 중장기적으로 주식이 가장 좋은 수익률을 보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모든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겠지만 자산의 성격과 투자기간, 투자자의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주식 하나에만 투자할 수는 없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예금이나 채권)과 위험자산(주식)의 비중을 조절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산배분전략이 필요하다.

인덱스펀드 창시자이자 전 뱅가드 펀드의 회장인 존 보글은 1987년부터 10년간 뱅가드 그룹산하 연기금 펀드를 조사하며 투자성과에 있어 자산배분의 공헌도가 88.7%에 이른다고 했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장기성과에서 자산배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이러한 자산배분전략을 정기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자산배분은 정해놓은 원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시장 움직임에 따라 타이밍을 맞추려는 투자 심리와 맞물리면서 처음 마음먹은 대로 투자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산배분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이 바로 혼합형 펀드이다. 혼합형 펀드는 채권 또는 주식에의 투자비율이 60% 미만인 펀드로 주식과 채권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혼합형 펀드는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확정되고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살 기회가 생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보다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다. 예를 들어 주식혼합형 펀드의 경우 주가가 올라 주식비중이 60%를 넘어가면 15일 안에 주식의 비중을 60%로 맞춰 주식에서 발생한 수익을 확정하게 된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한미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비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입 변동폭(표준편차)이 약 6~10배 크고, 환매율도 월평균 3.9%로 미국의 2.0%보다 약 2배 높았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경우 주식 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도 한국이 0.0588로 미국(0.0456)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약간의 수익에도 펀드에서 자금을 빼는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펀드 투자자들이 단기 투자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최근 주식시장의 시장상황과 돈을 빨리 벌고 싶다는 투자자의 일반적인 투자본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관련이 있다. 혼합형 펀드는 자산의 일정 부분 이상을 채권 및 유동성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변동성을 보인다. 낮은 변동성과 함께 기계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하며 수익을 쌓아나가는 구조다 보니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고시한 3월 말 기준 혼합형펀드는 14조1000억원(주식혼합형 6조원, 채권혼합형 8조000억원)으로 주식형 펀드 68조7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꾸준히 설정고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기관투자자금과 연금저축, 퇴직연금과 같은 성격의 자금을 제외한다면 혼합형 펀드는 아직까지 개인투자자들에겐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 투자 목적이 아닌 은퇴 후 노후 자금 마련과 같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성격의 자금이라면 혼합형 펀드 투자를 통한 장기투자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여유자금이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라면 혼합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만족스러운 장기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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