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미디어랩 소장 "韓게임산업, 혁신잠재력 가장 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4.04.17 16:05

조이 이토 소장 "규제가 게임산업 망칠 것" "직관력 뛰어난 젊은세대에 권한 줘야"

LG CNS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T컨퍼런스 '엔트루월드(Entrue World) 2014'를 개최했다.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조이 이토(Joi Ito) MIT 미디어랩 소장이 '대혼란 시대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LG CNS
"한국에서 혁신 잠재력이 가장 큰 산업은 게임입니다. 정부가 규제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자칫 산업을 망칠 있습니다."

조이 이토(Joi Ito) MIT미디어랩 소장은 17일 LG CNS가 개최한 IT컨퍼런스 '엔트루월드(Entrue World) 2014'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MIT미디어랩은 다양한 산업에 IT·과학을 녹여내는 세계적 융합기술 연구소. 가상현실, 3차원 홀로그램, 유비쿼터스, 착용식 컴퓨터 등의 개념이 이 연구소에서 나왔다. 트위터, 플리커 등 40여 개 인터넷 기업 초기 벤처 투자자로 활동하기도 한 조이 이토 소장은 2011년부터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대혼란 시대의 혁신전략'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인터넷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가 기업환경을 바꿔놨다"며 "과거에는 단순한 인과관계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 기술 등장 이후 예측성이 떨어지면서 더이상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어느 나라 보다 혁신적 사업이나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위주의 전통적 문화와 사회적 구조 탓에 아직 눈에 띄는 혁신이 이뤄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

그는 "더 젊은 세대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신세대가 아닌 기성세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인터넷,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나고 커온 한국의 신세대들은 직관력이 뛰어나 그들이 권한을 갖게되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가장 혁신 잠재력이 큰 분야로는 '게임'을 꼽았다. 전통적 사업모델이 아닌 소규모 벤처로 시작해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고 글로벌화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면서 혁신이 더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의 게임산업 규제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이 이토 소장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존 실리 브라운의 논문에 따르면 'MMORPG(역할수행) 게임이 MBA 과정보다 경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내용이 있다"며 "게임 부작용이나 남용 문제를 일괄적인 규제가 아닌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지, 정부가 산업 자체를 규제하면 한국의 강점인 게임산업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등 제조업으로 커 온 한국의 기업들이 SW(소프트웨어)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 그 중에서도 실리콘밸리는 그동안의 히스토리와 투자자 네트워크가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 SW, 네트워크 종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한국은 전문분야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는데, 삼성 LG 등이 모바일 디바이스 강자라는 잇점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SW 전문가를 영입해 주요 권한을 부여하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계인 조이 이토 소장은 일본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론을 펼쳤다.

그는 "워낙 일본 사회가 폐쇄적·국수주의로 흘러가고, 고령화되고 있다"며 "금융 리스크가 크고 교육 및 경제도 엉망인 상태인데 현 정부도 변화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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