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조리실에서 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던 김씨는 "8시50분에서 9시쯤 배가 갑자기 기우뚱 거려 풍랑을 맞아서 그런 줄 알았다"며 "그런데 한 번 더 기울더니 갑자기 조리실 내 기구들이 모두 떨어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대피 안하고 있었는데 갑판 위로 바다물이 올라오고 배 앞쪽에 있는 컨테이너들이 바다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 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때부터 김씨는 옆에 있던 최찬열(57) 조리장과 함께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조리실에는 구명조끼가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빈방을 돌아다니며 구명조끼를 찾았다.
구명조끼를 입고 4층 위에 있는 구명정을 끌어내리려고 했지만 당시 배가 많이 기울어 구명정을 빼내지 못했다. 최씨와 김씨는 신고있던 장화를 벗고 맨발로 필사적으로 구명정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려 했지만 손이 닿지 못했다.
김씨는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미끄러워서 구명정이 닿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그냥 기다렸는데 그 때 헬기가 구조하러 왔다"며 "구사일생으로 조리장과 함께 살았는데 남은 3명의 조리원들의 생사는 알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승무원 1명 등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승무원은 여객선의 선사 청해진해운의 여직원으로 이날 오전 11시35분쯤 숨진 채로 해상에서 발견됐다. 또 다른 1명은 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으로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당초 360여명이 구조됐다고 밝혔지만 집계상의 착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실종 인원은 집계중이다. 관계당국은 해경 선박 35척과 해군 군함 15척 등 98척의 선박을 동원하고 항공기 13대 등이 투입돼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55분경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을 출항해 제주로 항해 중이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해경이 긴급구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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