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죽지 않고도 그런 높은 지경에 이르는 이들이 있다. 도력이 높은 승려나 신부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터로 가기 위해 깜깜한 새벽 버스를 타는 이들을 말하려는 것이다. 차가운 시장바닥에 종일 꼼짝없이 앉아 반찬거리를 파는 할머니를 말하려는 것이다. 그 옆에 "골라 골라 골라잡아 골라잡아"를 외치는 젊은이를 말하려는 것이다.
흔들림 없이 하루를 시작하여 지친 몸으로 귀가하는 그 지루한 일상의 반복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바치는 이들, 그들이야말로 지순한 도에 이른 생활인인 것이다. 그들이 이 세계를 가장 낮게 또 가장 높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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