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은평뉴타운 주민들, "대형복합시설 짓는다더니…"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4.04.21 06:05

알파로스 부지 민간에 매각, 공공성 상실 우려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복합개발사업(옛 알파로스 개발사업) 부지. / 사진=지영호 기자
#서울 은평뉴타운 구파발역 인근 상가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경욱씨. 지난 5년동안 장을 보기 위해 매일 5㎞ 떨어진 응암역 대형마트를 오가고 있다. 뉴타운 내에 상업시설이라곤 단지내 상가뿐이어서다.

지난해 7월까지는 견딜만했다. 구파발역 인근에 대형복합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알파로스'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이 사업이 무산된지 9개월이 지난 현재 김씨는 하루 빨리 복합시설이 들어섰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지난해 7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은평 알파로스 민·관 공동개발사업이 무산됐다. 당초 개발예정지엔 민간 단독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해 12월 롯데자산개발에 10-1블록 3만3024㎡를 174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달 15일에는 GS건설에 11블록 8150㎡를 817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자산개발은 마트와 영화관 등이 포함된 복합쇼핑몰을, GS건설은 주거시설이 90% 포함된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자료=SH공사
은평뉴타운 주민들은 민간 개발도 반기는 분위기다. 신원영 은평구 주민참여예산 지역위원장은 "알파로스 개발사업은 무산됐지만 민간에 매각해서라도 개발이 재개된 것은 다행"이라며 "주민들은 어떤 형태로든 속히 시설물이 확충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간의 단독 개발로 공공성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의 신뢰도를 결합하자는 당초 취지는 사라지고 규모 축소에 따른 시너지 감소와 공공성 상실 우려가 커졌다"며 "사업여건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은 인정하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공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도 문제다. 도로 혼잡도는 이미 심각한 수준. 알파로스 부지 맞은 편에 위치한 구파발역복합환승센터의 이경복 시설물 총괄은 "통일로의 출·퇴근 정체가 심각해 이곳에 주차하고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월별로 이용자 신청을 받는데 400면의 주차공간이 5분만에 마감될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자산개발이 짓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삼송·원흥지구가 조성되면 통일로의 교통체증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민간투자시설사업으로 은평구 통일로 은평소방소 인근에서 자하문로 상명대학교 앞을 연결하는 5.78㎞의 은평새길 조성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정체를 우려하는 종로구와 북한산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로 이 사업은 답보 상태다.

은평뉴타운 주민들은 중심복합시설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집값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은평뉴타운의 상업시설과 도로 등 기반시설공사 지연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은평구 진관4로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기반시설 부족으로 집값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상림마을8단지 롯데캐슬 84㎡(전용면적)는 한때 5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들어 이 아파트는 4억~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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