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을 들어본 적 없다고?

머니투데이 백승관 기자 | 2014.04.19 06:00

[Book]'페테르부르크가 사랑한 천재들'…가자, 러시아로! 다섯 예술가와 함께~

'얼음주먹' 표도르는 알지만 표트로 대제는 모른다고? 소치동계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소치니코바는 기억하지만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은 들어본 적 없다고? 룩셈부르크는 들어봤지만 페테르부르크가 어디냐고?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표트로 대제가 누군지 알게 된다. 또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이미 들어봤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심지어 그의 교향곡을 듣고 분명 큰 감동을 받았을 터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페테르부르크로 떠나고 싶게 될 것이다.

문화 기행 작가 조성관 주간조선 기자의 '페테르부르크가 사랑한 천재들'이 출간 됐다. 그가 빈, 프라하, 런던, 뉴욕을 거쳐 다섯 번째로 도착한 도시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다.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시대는 끝났지만 문화의 '철의 장막'은 아직도 높은 담벼락을 굳건히 하고 있다. 한·러 수교 24주년, 이제는 비자 없이도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됐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낯설다.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개혁군주 표트로 대제(1672.6.9~1725.2.8) 시대부터 200년 이상 정치와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군림했다. 음악, 오페라, 발레, 미술 등에 재능을 타고난 이들은 성공을 꿈꾸며 새로운 수도로 몰려들었다. 도시는 세계적인 작가와 예술가들을 키워냈다.

저자는 페테르부르크가 사랑한 다섯 명의 천재 예술가를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기자의 날선 시선으로 당시 러시아 사회와 문화, 역사의 속 흥미로운 뒷이야기까지 담아낸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기쁨의 날이 오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中


이 세계적인 명시를 남긴 푸슈킨을 시작으로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죄와 벌'의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나게 된다. 이어 '백조의 호수'로 발레음악의 새 지평을 연 차이코프스키의 미심쩍은 죽음과 동성애 등 삶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서두에도 언급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은 어디서 들어봤을까?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왈츠 2번'은 17년간 전파를 탄 '이숙영의 파워FM'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됐다. 또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삽입돼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으로 회화작품을 비롯한 '맨발의 톨스토이' 등 많은 초상화를 남긴 레핀을 쫓아 러시아 미술관, 에르미타주 박물관, 핀란드만에 있는 레핀의 마을과 묘지까지 그 여정을 함께한다.

저자는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수준 높은 문화유산을 응축시켜 놓은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다섯 인물들의 충실한 평전과 역사서, 여행기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저자가 직접 순례하며 찍은 천재들의 생가와 작업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경관들은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맞물려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지금 러시아로 떠날 수 없다면, 러시아의 근대사가 알고 싶다면, 러시아의 위대한 예술가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라.

◇페테르부르크가 사랑한 천재들=조성관 지음. 열대림 펴냄. 27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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