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 '불륜' 부장과 회삿돈 20억 횡령, 딱 걸리자…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이슈팀 이재원 기자, 박다해 기자 | 2014.04.16 06:01

[불륜, 악마의 로맨스 ⑫] 사내 불륜으로 회사 피해, 처벌은?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주인공 박복녀(최지우 분)가 사내불륜 커플인 은상철(이성재 분)과 윤송화(왕지혜 분)의 관계를 폭로하기 위해 사내에 돌린 전단지./ 사진=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방송 화면
# 국내 건설사 자재부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상관인 50대 B부장과 내연관계였다. 관계가 깊어졌을 때 즈음 A씨는 B부장에게 은밀한 제안을 했다. "오빠··· 우리 한탕하고 튈까?"

B부장은 결국 꼬임에 넘어갔고, 이후 A씨가 자재값을 부풀려 결재를 올리면 사인을 해줬다. 그렇게 회삿돈 약 20억원을 빼돌린 두 사람은 이 가운데 3억원을 외제차나 명품 가방을 사는 데 썼다.

B부장은 이혼 후 A씨와 함께 해외로 도피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출국 예정일을 석달 앞두고 결국 사내 감사에서 꼬리가 밟혔다. 회사는 두 사람을 고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나머지 17억원을 돌려받았고, 두 사람은 회사를 떠났다.

◇사내불륜, 회사에 심각한 해 끼치기도

'사내불륜'은 불륜 중에서도 가장 흔한 유형 가운데 하나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소 원장은 "직장 등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은 직장 동료끼리 정서적인 친밀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함께 일하는 만큼 정서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 내에서 불륜이 일어날 경우 회사 또는 동료들이 그에 따른 피해를 떠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편의 봐주기나 차별 등으로 다른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거나 심지어 횡령 등 금전적 비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회자된 30대 여자 팀장과 40대 남자 본부장 간 사내불륜이 벌어졌던 한 중소기업의 직원은 "그들의 얘기가 너무 지저분하고 부적절해 같은 회사 직원인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회사는 각 직급 별로 알 수 있는 내용과 담당하는 업무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데 불륜으로 사적인 관계가 얽히게 되면 자기 선을 넘어서 업무 비밀 등에 접근할 수 있다"며 "그러다보면 공금 횡령 뿐 아니라 말단 직원이 회사 기밀에 접근해 관련 내용을 외부로 유출하는 등 파생되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 사원에 이메일' 기업들 강력 대응

사내불륜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국내외 기업들은 사내불륜 관계에 있는 직원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 선박용 부품 기업 무사시노는 사내 불륜이 적발될 경우 '2등급 강등'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과장이면 일반 사원이 되고, 일반 사원이면 즉시 해고된다. 동시에 불륜관계에 있는 사원의 정보가 전사원들에게 이메일로 공개된다.

미국 록히드마틴도 2012년 사내불륜 의혹이 제기된 크리스토퍼 쿠바식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를 취임 전 경질했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을 경영해야 할 CEO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면 윤리 의식이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기술 유출의 위험이 있어 고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그룹도 사내불륜이 밝혀질 경우 심하게는 해고 조치까지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자칫 서로 편의를 봐주는 등의 행위로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대응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내불륜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더라도 회사의 명예 등을 고려해 고소 등의 법적대응은 하지 않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박남규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단순히 불륜만으론 고소가 불가능 하지만 지나치게 편의를 봐주거나 부정행위를 눈감아줘 회사에 손실이 발생했다면 업무상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실제 법적 공방으로 치닫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내규에 의거해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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