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STX 회장 구속…샐러리맨 신화 비참한 결말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14.04.15 18:14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구속영장이 발부된 강덕수 전 STX 회장이 15일 새벽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말단 사원에서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가 비극적으로 끝나고 있다. 강 전 회장이 자신이 일군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뗀 데 이어 급기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5일 새벽 1시20분께 영장을 집행해 강 전 회장을 구속수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강 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임액은 3100억원대, 횡령액은 540억원대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등 STX그룹 채권단은 강 전 회장에 배임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경영진에 강 회장을 검찰에 고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지난 2월10일 STX중공업 현 경영진은 강 회장 등 5명을 배임 및 횡령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검찰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검찰은 닷새 뒤 STX본사 빌딩과 강 전 회장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강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STX건설과 STX대련 등에 대한 계열사의 부당 지원을 지시하는 한편 개인적으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미 강 전 회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수사를 거의 끝냈고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등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돈의 용처를 추적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강 전 회장은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해 자신의 손으로 STX 그룹을 재계 13위까지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뒤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쌍용중공업 재무책임자에 올랐다. 2001년 사재 20억원을 털어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그해 5월 사명을 STX로 바꿨다. 이후 대동조선(STX조선해양)과 산단에너지(STX에너지), 범양상선(STX팬오션), 아커야즈(STX유럽)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승승장구했다.

또 STX엔파코(STX중공업), STX건설, STX다롄 등을 창업하며 사세를 확장해 STX그룹을 재계 13위까지 올려놨다.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은 그를 '닮고 싶은 경영자'로 꼽기도 했다.

그의 성공신화가 휘청거린 것은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였다. 경기에 민감한 조선해양업황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조선과 해운으로 이어지는 STX그룹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직격탄을 맞았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악화됐고 주요 계열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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