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라의 초콜릿박스]기쁨과 고통, 무엇을 최소화할 것인가

머니투데이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가 | 2014.04.16 08:14
책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의 두 번째 시리즈 출간을 앞두고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그림 관련 저작권 해결이 되지 않아 그림 페이지가 줄어들면서 분량이 조금 모자란다며 추가 원고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입이 잔뜩 나왔다. 가뜩이나 할 일도 많은 주간에 이렇게 급작스럽게 요구하다니. 그러나 열심히 쓴 책을 분량 때문에 왜소하게 만들 수는 없는 일. 하는 수 없이 추가원고 작성을 위해 새로운 예술가를 찾는다. 누구에 관해 쓸까? 뒤적거리다 앙리 루소의 해맑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그럼 어디, 루소에 관해 써볼까?

루소는 단 한 번도 체계적인 그림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 한 이 후 22년간 세관사무소에서 일했다. 그 중에서도 통행료를 징수하는 따분한 단순 업무를 맡았던 그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49세에 전업화가를 선언 했지만 그는 전시 때마다 '서툰 아마추어 화가'라며 조롱을 받기 일쑤였다. 아카데미즘을 추구했던 그의 실력은 안타깝게도 그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 얼마나 심했냐면, 루소의 인물화는 모델과 전혀 닮지 않아 일부 의뢰인들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화가나 없애버리기까지 했다는 일화도 있다. 하지만 그는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누구 하나 그의 그림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그는 계속해서 그림을 출품했다.

온갖 비난을 받아냈던 루소. 나는 그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반대였다. 그는 스스로를 "프랑스 최고의 사실주의 화가 가운데 하나"라고 평하기도 했고 "나와 피카소만이 당대 최고의 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반발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확고함은 아무에게나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쾌한 그림만큼이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던 것 같은 그가 남긴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말은 다름 아닌 '행복'에 관한 말이었다. 최대한 긍정적이고자 했던 그의 노력이 스스로 비난을 이겨내고 종국엔 '모더니즘의 대부'라는 호칭을 얻게 된 비결이 아닌가 싶다. 추가원고로 인해 또 다른 좋은 구절을 발견했으니 이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고통을 최소화 하는 사람이고, 가장 불행한 사람은 기쁨을 최소화 하는 사람이다" -앙리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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