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논란 업그레이드가 해법? 5년뒤엔 어쩌려고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 2014.04.13 14:36

[조성훈의 테크N스톡] MS공화국 탈피해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XP' 기술 지원 종료를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입구에 지원 종료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2014.4.2/뉴스1


지난 8일 MS의 윈도XP 서비스 종료소식에 온나라가 야단법석입니다. 벌써 수년전부터 윈도XP에 대한 서비스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 막상 닥쳐서야 호들갑을 떠는 겁니다. 아직도 국내 PC사용자의 15%는 윈도XP를 쓰고있습니다. 기술지원이 끝나면 보안업데이트가 이뤄지지않을 것이고 해킹에 속수무책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IT분야를 오랜기간 취재해온 기자로서 사실 특정 SW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무형자산인 SW역시 자동차나 TV처럼 내구연한, 수명주기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2001년 출시된 윈도XP의 경우 이제 수명이 다 되어서 OS의 보안패치 업데이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MS 역시 같은 이유를 댑니다. 통상 MS의 자사 OS에대한 지원은 5년이고 연장해서 5년을 더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윈도XP의 경우 워낙 잘 만들어진 OS였고 인기가 높아 광범위하게 쓰였습니다. 그래서 MS는 기본 10년에 추가적으로 3년을 더 지원했습니다. 결국 MS는 자신들이 할 일을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제품 사용상 문제나 해킹사고의 책임은 이제 소비자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조성훈 자본시장팀장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많습니다. 일반 사용자는 웹서핑이나 단순 문서작성, 특정 SW운용을 위해 PC를 사용하는 만큼 최신형 OS가 불필요한데도 새 OS로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통상 OS업그레이드는 PC교체와 함께 이뤄지는 만큼 개인들로서는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그렇다고 OS업그레이드를 안하면 해킹사고가 빈발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심지어 윈도XP의 교체 필요성을 까맣게 모르는 이들도 적지않습니다.

윈도XP논란은 복합적인 사안입니다. 단순히 업그레이드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MS라는 특정 기업에 우리가 지나치게 의존한 것과 무관치않습니다. 다수가 쓰고 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특정 OS에 스스로 종속된 게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정부 역시 MS의 독점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었고 MS위주의 IT정책을 펴온 탓에 오늘날 이같은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데 할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윈도XP종료를 앞두고 보인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7일에야 윈도XP 대응 종합상황실 현판을 걸었고 미래부와 인터넷진흥원 역시 최근 악성코드 모니터링과 전용백신 제작보급을 위한 비상대응반을 가동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달들어서야 금융기관 대상 윈도XP대응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전체 ATM의 94%가 윈도XP를 사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에 교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정부공공기관에는 여전히 윈도XP가 깔린 PC가 상당수 남아있어 정부가 부랴부랴 교체계획과 예산을 수립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같은 조치들은 윈도XP서비스 종료 논란 이전에 이미 이뤄졌어야할 일들입니다.

MS에 대한 비판도 살펴봐야합니다. 지나치게 제품교체 주기를 짧게 잡았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물론 13년이나 지원했으면 충분한 것아니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속으로 내놓은 윈도 비스타나 윈도8 등 OS는 기본적인 완성도나 호환성이 떨어져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데가다 후속OS들이 이렇다할 부가가치나 기대감을 주지 못해 소비자입장에서 교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잘 쓰고 있는 SW를 보안취약점이 있으니 바꾸라면 이에 선뜻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될까요?

나아가 윈도XP를 후속 OS로 업그레이드한다해서 바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않습니다.


5년, 10년 뒤면 또 이같은 논란이 되풀이 될 것입니다. 2009년에 출시된 윈도7은 이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교체하는 OS인데 이미 기본 보증기간인 5년에 접어들었습니다. 5년뒤면 또 윈도XP와 같은 운명이되는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윈도XP 서비스 종료 논란의 해법은 결국 MS에대한 의존도를 낮추는데 있다고 봅니다. 가령 단순 업무용 PC, ATM이나 POS같은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디바이스에까지 묻지마식으로 윈도OS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얼마든지 대안이 있다고 봅니다.

2009년 이후 불어닥친 모바일과 클라우드 혁명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PC에서 수행하던 일들을 스마트폰의 모바일앱과 클라우드 방식의 새로운 컴퓨팅 기술을 통해 처리하기 시작했고 실제 전통적인 '윈텔(윈도+인텔)PC'의 수요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SW의 주도권이 탈 MS화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입니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클라우드 단말기가 더욱 보편화되면 윈도와 PC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줄게될 것입니다.

물론 단시일내에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울 겁니다. 또 윈도에 특화된 작업은 기존대로 쓸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다 OS와 플랫폼, 모바일 기기를 더 폭넓게 사용하면 적어도 모든 업무를 윈도PC기반으로 처리하는 오늘날처럼 과다한 MS 종속현상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IT강국을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기간 IT 인프라가 OS회사의 정책에 좌지우지되는 일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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