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진루이자, 온라인에도 오프라인 가치 심어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4.04.14 07:35

[김신회의 터닝포인트]<36>브랜드 가치 지킨 전자상거래 전략

편집자주 | 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마가진루이자 매장. /사진=블룸버그


브라질 9위의 소매유통업체이자 백화점 부문 2위인 '마가진루이자'(Magazine Luiza)는 2011년 5월 상파울루 증시에 입성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루이자 헬레나 CEO(최고경영자)는 IPO(기업공개)로 끌어 모은 9억2600만헤알(약 4347억원)을 전자상거래 분야에 투자해 사업을 확장하고 싶었지만 리스크가 만만치 않았다.

브라질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세계 5위 수준이지만 인터넷을 활발하게 쓰는 사람들은 대개 고소득층이었다. 온라인시장의 잠재력은 크지만 마가진루이자의 주고객인 저소득층과 전자상거래 주이용자는 거리가 멀었다. 저소득층이 소외된 전자상거래에 집중하다가는 그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브랜드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더욱이 마가진루이자는 끈끈한 고객관리와 철저한 서비스를 배경으로 성장했다. 특히 매장이 있는 지역 출신들을 고용하면서 단골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물론 현지 직원들도 대개 저소득층이다. 마가진루이자는 온라인에서 고객과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브라질의 전자상거래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전자상거래에 꼭 필요한 광대역 통신망 등 인터넷 기반시설은 물론 할부금융을 비롯한 소비자신용시스템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마가진루이자는 고심을 거듭하다 온라인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고소득 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전자상거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다만 기존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회사들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

온라인쇼핑 사이트에 '루'(Lu)라는 이름의 가상 판매원을 내세운 게 대표적이다. 마가진루이자의 사이트를 찾는 고객은 '루'의 안내에 따라 쇼핑하면서 실제 매장과 같은 구매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마가진루이자는 사후서비스에도 공을 들였다. 브라질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고객들의 사후 서비스를 전담하도록 한 것이다. 고객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유대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었다.

'마가진보세'(Magazinevoce)라는 가상 매장 프로그램을 통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적극 활용했다. 고객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와 연동된 이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가상 매장을 꾸려 마가진루이자의 제품을 최대 60개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 가상 매장에서 제품이 팔리면 매장 주인은 수수료를 챙기고 회사는 SNS 마케팅 효과를 얻는 구조다.

마가진루이자는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전자상거래에 돈을 쓰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무료 인터넷과 공연, 음식 등을 제공하며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 신용이 좋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했다. 매장 직원과 친밀도가 고객의 신용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면서 단골이 늘었다.

마가진루이자의 전자상거래 전략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마가진보세' 프로그램은 2012년에만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7만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스페인 IESE 경영대학원의 파울로 호샤 에 올리베이라 교수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마가진루이자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회사가 기존 고객을 붙잡아 두면서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통채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저소득층 고객을 상대로 단순히 저가상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사업모델과 브랜드 가치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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