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해외 한국전 참전비에 일본해 표기 없다고?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강상규 소장, 이해진 인턴기자 | 2014.04.12 08:00

실사 없이 과거 도감에 근거 해명…인터넷만 뒤져도 수두룩

왼쪽부터 국가보훈처가 2010년 발간한 'UN 참전 기념시설물 도감'의 아이오와주 한국전 참전비 한반도 지도 조형물과 아이오와주 정부 홈페이지의 한국전 참전비/사진=국가보훈처,아이오와주 정부 홈페이지
"미국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일본해 표기는 한곳도 없다"

지난 9일 국가보훈처가 정책브리핑 정책뉴스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앞서 8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美한국전 기념비엔 일본해로 표기돼 있는데..." 기사에 대한 해명이었다.

국가보훈처는 2010년 국가보훈처에서 발간한 '6.25전쟁 60주년 UN 참전 기념시설물 도감'을 확인한 결과 한반도가 새겨진 참전비 70개 중 동해 표기는 5개, 표기가 없는 참전비는 65개로 나타났지만 "일본해 표기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장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한국전 참전 전우회 홈페이지와 미국 주정부 홈페이지만 확인해도 한반도 지도 조형물에 '일본해'로 표기된 참전 기념비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관련 기사들도 수두룩하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사실확인을 위해 들여다봤다는 도감이 작성된 2010년 이후로도 한국 교민들의 노력으로 참전비 조형물의 일본해 표기가 동해로 명칭이 변경됐다는 내용이 여러차례 보도됐다. 또한 뉴저지 소재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한 교포 학생이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참전 기념비의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변경해 달라고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보냈다는 기사도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가 발간한 도감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글이나 사진은 발견할 수 없다. 아이오와주에 위차한 참전 기념비 역시 아이오와주 정부 홈페이지에서는 일본해 표기가 쉽게 발견되지만 도감 속 아이오와주 참전 기념비 사진과 글에서는 전혀 이를 찾을 수 없다. 애초에 일본해로 표기된 조형물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해당 도감만 재확인했으니 당연히 일본해 표기는 한 곳도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응은 신속했으나 정확성과 진정성은 부족했다. 참전비의 일본해 표기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당국의 관심을 요청한 보도를 반박하겠다며 하루만에 과거에 작성된 관련 도감만 재확인했으니 말이다. 현장 실사도, 사실확인을 위한 관련 주재공관에의 협조요청도 없었다.

미국 등 해외에 건립된 한국전 참전비는 대부분 건립주체가 한국정부가 아니다보니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다. 본지의 주장은 이에 대한 책임론이 아니라 일본해로 잘못 표기된 곳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서둘러 해명을 내기에만 급급한 국가보훈처의 자세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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