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환율 95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어"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오정은 기자 | 2014.04.10 16:59

(상보)"韓증시 매력 부각에 외인 매수 지속…" VS "정부의 환율 개입으로 원화 강세 잦아들 것"

최근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로 원/달러 환율이 6년래 최저(원화가치 상승)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원화 절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외국인은 환차익 기대감이 줄어 주식 매수를 그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을 어느 선까지 예상하고 있을까. 외국인 투자자와 접촉이 많은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들은 환율이 1000원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20원(0.12%) 내린 1040.20원에 마감했다. 장 중 1031.4원까지 하락했으나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낙폭을 회복했다.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08년 8월20일(1049.3원, 종가 기준)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최근 원화 강세 현상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한데서 비롯됐다. 한국이 26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등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부각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추가 원화 강세 현상을 기대하면서 이 같은 주식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임종성 CIMB증권 주식부 상무는 "최근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시장은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대만 등"이라며 "이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각 국가별 통화 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7일까지 신흥시장 펀드의 자금 유출입과 관련이 있는 비차익거래로만 2조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2일 기준으로는 23주일만에 신흥시장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상무는 "최근 선진시장 대비 신흥시장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는 더 이어질 수 있고 이같은 추세라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며 "다소 공격적인 외국계 기업금융(IB)들의 경우 950원 수준까지도 예측한다"고 말했다.

JP모간증권은 이날 원/달러 환율에 대해 1050선이 깨진 이상 1000원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3개월 원/달러 목표치는 1010원으로 제시했다.

대니얼 후이(Daniel Hui)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몇 년간 강력한 저지선이었던 원/달러 환율 1050선이 마침내 깨졌다"며 "1050선의 붕괴는 환율이 1000원까지 밀릴 수 있는 방아쇠를 당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국의 개입은 추가적인 절상을 완화하는 정도로만 나타날 것이며 원화 절상의 추세에 장애물이 될 수 없다"며 "원/달러 환율의 다음 저지선은 1000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은행이 1050원의 붕괴를 용인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당국이 환율과 관련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원화 강세 현상이 하반기부터 잦아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스위스 계열의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의 주식부 담당 임원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말 과매도를 보인데 따른 반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과매수 기조는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1030~1040원대 머무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 연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75원 수준에 맞춰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수출 주력 기업 등을 고려해 환율에 개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외인 매수세를 불러 오는 우호적 환경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원화 강세 현상도 점차 잦아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전세계 환율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을 3개월 후 1080원 , 6개월 후 1080원, 12개월 후 1100원으로 오를 것이라며 점진적인 원화 약세를 전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조사분석부 전무는 보고서에서 "수입의 반등과 덜 우호적인 교역 조건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질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세 및 기업들의 약화된 이익 모멘텀 탓에 향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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