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황금알' 낳으려면

머니투데이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 2014.04.11 05:22

[최재홍의 모바일인사이드]<12>제3개발자와 협력 필수…공정 플랫폼·생태계 만들어야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가 스마트폰 이후 최고의 비즈니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니, 삼성, LG,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화웨이, 레노버 등 세계 유수기업과 국가가 모두 나서고 있는 '포스트 스마트폰'의 주연으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웨어러블의 열기는 상상이상이었다. 모든 기업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이며 약진을 과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기어1'에 이어 '기어2'와 '기어핏'을 선보여 최고의 호평을 받았다.

이들 시장은 매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2016년에는 67억달러(IMS 리서치 조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가 하드웨어 성능이 낮고 배터리의 수명연장을 위해 RTOS(Real-Time Operating System)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섞인 얘기가 나온다.

RTOS는 특정 기기에 적합한 기본적인 OS로, 네이티브 OS를 가진 기기와의 연동이 제한적이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다. 이런 이유로 협조개발자들의 앱 개발에 제한을 가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기어핏의 새로운 OS는 자체 개발한 RTOS로 배터리 수명을 4일로 늘려주지만 협력사(3rd Party)의 앱 개발 필요성을 없앴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출처가 정확치는 않지만, 이 무슨 시대착오적 발상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역사가 증명하듯, MS가 공룡의 IBM을 이긴 코드는 MS 연합군이었다. 구글의 오늘을 만들어 준 것은 그들의 개방성을 믿고 같이해준 개발자들 덕이다. 하물며 폐쇄적인 애플도 앱스토어에 앱이 없는 아이폰을 상상하면 3rd Party 개발자와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만하다.

웨어러블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고객도 없고, 제품도 변변한 것 없고, 앱과 서비스 모두 없다. 생태계는 물론 어떠한 플랫폼도 없다. 없는 것 천지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플랫폼의 룰을 정하고 생태계를 형성해야한다. 그것은 공정해야하고, 누구나 행복해야하며 평등한 장이어야 한다. 원래 플랫폼과 생태계의 정의가 그렇기 때문이다.


누군가 최고의 단말 회사들과, 애플리케이션 개발력이 뛰어난 고수들의 결합을 음해하고 이간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떠한 고객도 지금은 서비스 없는 웨어러블 단말을 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단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가격과 극한의 경쟁에 시달릴 것이며, 스마트폰에 비해 낮은 단가의 웨어러블만 가지고는 현재와 같은 수익을 보장 할 수 없다.

또 날씨나 시계, 뉴스, 체온이나 맥박, 운동량, 통화콜, SMS, 사진, 음성입력 등 손에 꼽을 만한 애플리케이션만 가지고는 세상에 나갈 수도 없다. 글로벌 고객들의 취향이 그 만큼 고급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야생에서 자라고 생존하고, 더욱 절박하며, 생사의 선상을 걷고 있는 3rd Party의 혁신적이고 살아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호 협력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게 된다.

지금 세상은 플랫폼 시대다. "플랫폼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안드레이 학주 교수의 말대로, 아무리 뛰어난 전투기라 해도 항공모함 없이는 멀리갈 수 없고, 항공모함 또한 마찬가지다.

웨어러블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기회다. 이제 시작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생태계를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이유다. 이번 만큼은 진정성 있는 협력과 공생, 배려를 통한 웨어러블 혁신의 완성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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