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는 70대 vs 안하는 30대…'극과 극'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강상규 소장 | 2014.04.10 07:55

[행동재무학]<58>몰빵의 위험… "최신 편향(recency bias)에서 벗어나야"

편집자주 |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김현정 디자이너
"70대 한 VIP고객은 위험성에 상관없이 기대수익률이 높은 ELS에만 투자하려는 반면 30대 PB고객 한 분은 2%대의 정기예금만 고집합니다."

최근 만난 은행의 한 PB는 자신이 관리하는 VIP고객들이 대체로 위험에 대해 극과극의 성향을 보이는 통에 적절한 분산투자(주식+예금)를 권해도 이를 따르는 PB고객들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예로 이젠 안정적인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함에도 여전히 주식 투자에만 몰빵하는 70대 노인 고객이 있는가 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투자를 시작해야 함에도 아예 주식엔 눈길도 주지 않는 30대 젊은 고객의 사례를 들었다.

이 은행 PB는 70대 VIP고객은 과거 ELS에 투자해서 좋은 성과를 얻자 투자 위험에 대해선 아예 고민하지 않고 다음엔 더 높은 기대수익률, 더 높은 기대수익률...이런 식으로 수익률만 추구하고 있으며, 반대로 30대 PB고객은 과거 주식투자에서 손해를 입은 탓에 현재는 아예 주식과 담을 쌓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심리학에선 위와 같이 직전 경험이 향후 의사결정에 잘못된 영향을 주는 것을 최신 편향(recency bias)라 부른다. 위의 은행 고객도 과거의 주식투자에 대한 좋거나 나쁜 경험이 미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최신 편향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최신 편향에 빠지면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보단 최근에 일어난 일을 더 강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 (특이할지라도) 앞으로 계속 반복되거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착각,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행동재무학은 경고한다.


최신 편향의 또 다른 폐해는 투자자로 하여금 장기적인 본질 가치(fundamental value)를 못 보고 최근 드러난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price performance)에만 초점을 두게 한다. 이럴 경우 투자자는 주가가 장기 상승이나 혹은 장기 회귀하는 점을 놓치게 돼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장기 상승하는 걸 간과하고 너무 일찍 팔아버리거나 반대로 장기 하락하는 걸 무시하고 추가 매입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최신 편향은 투자자로 하여금 "이번은 다르다(It’s different this time)"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최근 주가 움직임에 대한 단기 기억이 너무나 강하면 버블→폭락→반등과 같이 주가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고 계속 버블 아니면 계속 폭락이 지속될 것으로 오판하게 만들어 큰 투자위험에 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신 편향은 투자자가 적정한 분산투자를 무시하고 특정 자산에만 몰빵하게 만든다. 최신 편향이 심하면 최근 경험을 근거로 주식에만 혹은 예금에만 투자하며 분산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몰빵식의 투자 습성이 시간이나 지나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동재무학은 최신 편향에 빠진 투자자는 (70대 VIP고객처럼) 투자하면 안되는 위험자산에 겁 없이(?) 투자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30대 PB고객처럼) 투자해야 함에도 꺼리는 행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주식하는 70대나 반대로 안하는 30대의 현상이 소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당장 여러분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어떤가? 적절한 분산투자가 이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혹시 특정 종목이나 산업에 몰빵했다면, 여러분도 위에선 말한 최신 편향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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