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꾸준히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해오면서도 과대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손연재가 마침내 묵직한 대답을 보내왔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 월드컵에 참가해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 종목별 결선(볼, 곤봉, 리본)에서 3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4관왕에 오른 것이다. 후프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의 월드컵 우승자가 되었다. ‘최고’와 ‘최초’, 그녀는 가장 스포츠 스타다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오리지널’을 쟁취해냈다.
나란히 뛰어난 실력과 외모를 보유했던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와 안나 쿠르니코바의 차이점은 단 하나, 우승 타이틀이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샤라포바는 챔피언으로, 쿠르니코바는 여러 미녀 스타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손연재는 수많은 예쁜 복제품 중 하나이기보다 단 하나의 ‘오리지널’이 되는 길을 택했다. ‘김연아의 대체재’가 아니라 ‘대체불가능한 손연재’였음을 보여준 손연재의 화려했던 주말은 한 줄로 요약 가능하다. 악플러에게는 곤봉을, 한국 스포츠 사에는 리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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