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여행지…올해 꼭 가봐야할 제주 '올레7코스'

딱TV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 2014.04.04 10:34

[딱TV]제주도, 소소하지만 한번은 가봐야 할 곳

편집자주 |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남들 다 가는 제주도가 지겹다? 소소하지만 한번쯤은 가봐야 할 제주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 곳의 숨은 매력을 딱TV가 소개한다.


▶ 사계포구에서 바라보는 형제섬



가슴이 시릴 만큼 황량하고 어두운 기억의 알뜨르 비행장으로 인해 잠시 우울해 졌다면 바로 서귀포 방향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언덕길을 넘어 보자. 멀리 바다 위로 사이좋게 놓여 있는 형제섬이 보이고, 넓고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형제섬은 둘이 마주보고 있는 큰 두 섬을 말한다. 부산 앞바다의 오륙도처럼 보는 방향에 따라 하나에서 여덟 개 까지 다양하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가 사라지곤 하니 그 다양함을 보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곳 송악산 입구에서 마라도를 가는 배를 탄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형제섬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모슬포 항에서 가는 배도 있지만 형제섬이 잘 보이지 않는다.

송악산은 올레 10 코스의 3분의 2 지점이다. 유람선을 타기 전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송악산 위 전망대까지 형제섬을 바라보면서 올레코스를 살짝 걸어보는 것도 좋다. 선착장 가는 길 옆으로 내려가 해안을 따라가서 송악산 진지동굴을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진지동굴은 걸어서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이 있고 사진처럼 물에 잠겨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 진지동굴



제주도는 국내 어느 지역보다 일제강점기의 군사 유적이 많이 남아 있어 그 속내를 본다면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곳인지도 모른다. 진지동굴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고속 어뢰정을 숨겨놓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 곳은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만삭 여인의 아기를 받아내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그건 드라마일 뿐이다. 침식으로 만들어진 자연적인 동굴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15개 동굴들은 폭 3~4미터에 길이가 20 여 미터에 달한다. 이 동굴들의 굴착을 위해 동원된 수많은 제주도민들의 한이 어려있는 곳이니 숙연한 마음으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제주 여행의 백미는 남서쪽 지역에서 느낄 수 있다. 지난 주에 이야기한 것들을 비롯해 올레길 8, 9, 10, 11 코스를 아우르는 이 지역은 수려한 풍경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들을 안고 있다. 또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산재해 있어서 '제주다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송악산을 벗어나 지척의 산방산을 마주하게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용머리 해안이다. 이 곳은 수 만년 전 바다 밑에서 분출된 용암이 올라와 형태가 만들어졌다. 위에 화산재가 쌓이고 다시 오랜 기간 파도와 바람의 침식을 거친 이곳은 올레 10코스를 지나면서 바라보는 절경이 일품이다.

▶ 용머리해안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이 이어지는 부분에는 넓은 전망대가 있는데, 그 전망대 옆에는 제주의 돌로 축조된 산방연대(山房煙臺)가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그저 초라하게 전망대를 조성해 놓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은 조선시대의 통신 수단으로서 봉수대와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연대는 대개 사방이 확 트이고 조망이 좋기로 제일인 곳에 축조되어 있기 때문에, 그 곳에 올라보면 다른 풍광을 느낄 수 있다. 연대는 바다쪽 구릉에 주로 설치했던 것으로 산봉우리 정상에 설치했던 봉수대와 비슷하다 보면 되겠다. 제주에는 이런 연대가 애월과 조천을 비롯하여 도내에 몇 군데가 남아 있다.


▶ 산방연대




▶ 산방연대에서 바라본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산방산을 지나 화순 금모래해변길을 끼고 올레 9코스를 잇고 있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평포구가 나온다. 이곳에는 서쪽 방향으로 박수기정이라는 절벽이 위치해 있다. 박수기정은 해식동굴에서 1년 내내 물이 나와 바가지로 물을 퍼낸다는 '박수'와 높은 벼랑이라는 뜻의 '기정'이 합해진 이름이다. 대평리를 아름답게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130여 미터 높이의 절벽이다.

박수기정은 해안가까지 다가가서 바로 앞에서 올려다 봐야 그 절경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화순 금모래해변을 지나서 넘어오는 도로에서 대평리와 박수기정을 같이 내려다 보는 풍경도 아주 좋다.

대평리는 박수기정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옛 가옥들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은 게스트 하우스들이 많다. 제주 안에서도 꽤나 조용한 지역이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차 한잔 하는 것도 운치가 있다.

▶ 박수기정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답게 제주에는 반딧불이도 관찰할 수 있다. 예래천 옆에 위치한 논짓물이라는 곳인데 한국반딧불이연구회 지정 1호로서 5월에서 8월 사이에 반딧불이를 관찰 할 수 있다. 아울러 예래생태공원과 예래생태체험관이 있으니 아이들 교육에도 그만이다.


현재 도로가 새로 나 있지만 사유지 도로와 겹쳐 있는 관계로 아직 소송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네비게이션만 따라간다면 길을 못 찾을 수도 있으니, 큰 도로 입구에서 바다 방향으로 가다가 서귀포 방향으로 해안 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


▶ 논짓물





논짓물을 지나면 바로 제주도 올레 코스 중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다는 7코스에 위치한 강정마을이 나온다. 올레 7코스는 외돌개에서부터 시작해서 법환포구를 지나 강정포구, 월평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로서 이곳 강정마을을 지나게 된다.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서건도에서 강정마을까지의 길이 없어진다고 하니 그 전에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법환포구에는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이 있는데 막숙과 동가름물, 서가름물이다. 막숙은 고려시절 최영장군이 범섬으로 도망간 목호들을 토벌하기 위해 법환포구에서 대치하면서 군대를 위한 야영지로 이용했던 곳이다.

가름은 제주도 말로 '마을'을 뜻하는 말로써 동가름물은 주로 빨래터로, 서가름물은 식수로 사용했던 곳으로 두 군데 모두 암반 밑에서 자연 용천수가 흘러나온다. 막숙은 지금도 여름철이면 간단한 물놀이도 가능하다.


▶ 막숙


해안도로를 잠시 벗어나 서귀포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위치한 하원동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건립했다는 법화사가 있다. 법화사는 중국 청도의 법화원, 완도 청해진의 법화사와 더불어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이다.

이 곳은 대웅전을 뒤로하고 서있는 구화루(九華樓) 앞에 위치한 구품연지(九品蓮池, 사찰 경내의 연못)로 유명한 곳이다. 구품연지를 끼고 있는 사찰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법인데 해마다 7 ~ 8월에는 연꽃이 만개하고 연꽃 축제도 펼쳐진다고 하니 시간이 맞는다면 연꽃이 만발한 구품연지의 장관을 볼 수 도 있다 .


▶ 구화루가 품고있는 구품연지



세상 어디라도 사람 사는 곳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시장이 아닐까 싶다. 제주도는 오일장으로 장이 열리는 곳이 대부분이고 상설 시장은 제주시의 동문시장과 서귀포의 매일 올레시장 두 곳 뿐이다.

제주도 역시 대형마트의 골목 상권 침입과 더불어 전통 시장이 쇠퇴기를 겪었었다. 하지만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은 올레길 6코스를 두고 있어 인근의 이중섭거리와 함께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비교적 조용한 제주도에서 시끌벅적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저렴한 식당과 먹거리가 많아 서귀포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두분이 하시는 금복식당에서는 정갈한 찬들과 함께 단돈 삼천원에 보리밥 정식을 먹을 수도 있다. 저렴하고 맛난 먹거리들이 여행자 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인다.


▶ 금복식당 보리밥정식




▶ 이중섭거리




시끌벅적한 도시의 기운이 지겨우면 한라산을 향해 조금만 내딛으면 그만이고 적막함에 지친다면 다시 바다로 향하면 된다. 산으로는 신선한 공기와 여유가 있고 바다로는 푸르름과 열기가 있다. 그 산과 바다를 연결하는 중간에는 우리네 사람들이 있다.

제주도는 섬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결과물이 달라지는 곳이다. 여러가지 기대감과 목적을 가지고 다다르는 이국적인 이 섬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함과 신비함을 지닌 곳이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4월 4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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