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아까운 국민연금, '위탁' 확대추세 꺾이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4.04.03 07:40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규모가 당초 목표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비용문제 등을 이유로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확대 추세가 한 풀 꺾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전체 위탁운용 규모는 144조2000억원으로 전체 기금규모의 33.8%였다.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인 35.4%에 못 미쳤다. 국내외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모든 부문이 목표수준을 밑돌았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비중은 해마다 확대 추세를 보여왔다. 2011년말 27.4%였던 위탁 비중은 2012년에 30%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기금이 단기간에 급증하자 자산배분 수단으로 위탁운용이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당초 확정했던 목표치만큼 위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말에도 위탁운용 비중은 30.9%로 전년대비 3.5%포인트 확대됐지만 목표치에는 2.4%포인트 미달했다.

2007년 이후 위탁운용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위탁운용 확대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민연금 국내주식 위탁운용(41조3000억원)의 경우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54조원) 전체 규모에 근접할 정도여서 기금운용본부가 추가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운용 비용 역시 부담이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보수율은 보통 0.1~0.3%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기금운용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산운용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조차 아쉬운 상황이다.


국민연금 고위관계자는 "비용문제는 모든 글로벌 연기금들의 주요 고민"이라며 "위탁운용을 줄이면서 직접운용을 통해 비용을 아끼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올해 위탁운용 목표치를 30.5%(147조2000억원)에서 44.6%(215조1000억원) 사이로 제시했다. 그동안 단일 목표치를 마련했던 것에서 벗어나 최초로 '밴드' 개념을 도입했다.

올해 위탁목표 밴드 하단은 지난해말 위탁운용 규모보다 3조원 많은 수준이다. 사실상 현재 수준의 위탁운용 비중만 유지해도 '밴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목표치를 유연하게 마련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의 빠른 확대와 부족한 운용역 등 환경적 요소를 고려했을 때 비용문제 때문에 위탁운용을 갑자기 줄여나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위탁운용 수익률이 뛰어난 경향을 보이기도 했던 만큼 균형있는 자산배분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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