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오너 일가 대표이사직 줄 사퇴 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4.03.30 14:24

이사회-대표이사 분리, 이사회 의장만 맡아 경영 투명성 강화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 LS그룹 오너 일가들이 대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LS그룹에 따르면 이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자열 회장은 지주회사인 LS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또 구자엽 회장 역시 LS전선과 가온전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도 대표이사직을 반납했다.

이에 대해 LS그룹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가 제대로 경영감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 경우 이번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직을 모두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LS그룹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것은 지난해 원전 비리에 연루돼 큰 위기를 겪으면서 투명성을 높여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문경영인들이 보다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 전문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LS를 비롯해 그룹 주요계열사가 전문경영인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이는 LS가 LG그룹에서 분리된 지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LS전선은 구자은 사장, LS니꼬동제련은 강성원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LS그룹의 이 같은 경영구조 변화는 오너일가의 '2선 퇴진'이 아닌 이사회의 경영 관리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구조는 LS그룹이 과거 LG그룹에서 분리될 때부터 준비해 왔던 것"이라며 "주요 글로벌기업이 많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당히 보편화된 경영체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원전비리 사태도 이 같은 그룹 경영구조 변화에 한 몫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이사에게 실무측면의 집행부분을 맡기고 이사회는 큰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경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도 묻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다른 LS 관계자는 "그동안 오너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사안별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경영구조 개편으로 이사회의 권한이 한층 강화돼 경영의 관리감독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LS 오너일가들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보수공개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러나는 케이스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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