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서 전기를 만든다고? 'BIPV 시장' 경쟁 불붙는다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4.03.31 06:30
#지난해말 문을 연 여의도 전경련회관은 반짝이는 외관을 갖고 있다. 유리로 외벽을 마감한 '커튼월' 공법과 함께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인데 이는 단순히 디자인효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태양광발전 기술의 일종인 BIPV를 적용한 전경련회관은 1일 기준 2552kWh의 태양광 에너지를 자체 생산한다. 이는 전경련회관 전체 전기사용량의 4~7%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220여 가구가 하루동안 사용하는 전기량에 맞먹는 규모다.

전경련회관을 비롯해 최근 완공된 건물들에 자체적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BIPV시스템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BIP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의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사업 강화기조에 발맞춰 BIPV 시장이 본격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양광시장 규모는 약 40GW(기가와트)로, 이 중 우리나라는 7%를 차지했다. 지난 2004년 이 비율이 0.4%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새 1650%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세계 태양광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정부가 BIPV 육성책을 쏟아내면서 태양광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최근 확대 실시 중인 '신재생에너지 이용 건축물 인증제도'와 '신재생에너지 의무화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에 특히 기대를 걸고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곳은 창호업계다. BIPV가 태양광발전을 위해 건물의 창호 등에 모듈을 접목, 활용하는 만큼 창호시장의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건창호가 BIPV시공한 '솔라타워'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이건창호다. BIPV 국내 실적 1위인 이건창호는 최근 경남 창원에 BIPV를 적용한 '솔라타워'를 완공했는데 이는 BIPV를 적용한 국내 건물 중 최고 높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건창호는 영하 40℃의 혹한과 초속 65m의 강풍이 몰아치는 장보고 남극기지에도 시스템창호와 BIPV를 시공한 경험이 있다. 박노호 이건창호 신사업부문 이사는 "BIPV시장은 앞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인 만큼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전경련회관에 BIPV를 시공하며 유명세를 탄 에스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BIPV 설계 및 생산, 시공까지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에스에너지는 송도그린빌딩에도 BIPV를 시공했으며 상록수 올레체육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에 납품한 실적을 갖고 있다.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등도 관련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BIPV시장에 대한 핑크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BIPV는 성능뿐 아니라 건축물과의 디자인 조화도 중요하기 때문에 건축사와 시공사 간 활발한 사전 소통이 필수"라며 "건축물 설계 단계서부터 BIPV 적용을 감안한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IPV? 태양광 발전모듈을 건축자재와 일체화시켜 유리, 창호 등 건물 외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활용 건축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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