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한번에 5억"…'의료 지옥' 美, 어느 정도길래?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 2014.03.28 15:29

앰뷸런스 탔더니 100만원… "美 파산가구 62%, 의료비 원인"

탤런트 안재욱이 미국에서 지주막하출혈로 수술을 받고 45만달러(약 4억8000만원)의 청구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자료사진=이미지비트
#가수 겸 배우 안재욱은 지난해 여행 차 방문했던 미국에서 지주막하출혈로 예상치 못한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안재욱은 "수술이 시급하다"는 의사의 말에 미국에서 외과수술을 받았다. 그 후 한 달 가량 병원에 있었던 안재욱은 병원비 청구서를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청구서에는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45만달러(약 4억8000만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적혀있었다.

#아내, 3살배기 딸과 함께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남성 A씨는 겨울만 되면 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수시로 감기에 걸리는 딸아이의 병원비 때문이다. 딸의 감기로 한달에 병원을 3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A씨는 "의사가 해주는 건 '감기다'라는 말 한마디뿐인데, 이 말을 듣고 처방전을 받기 위해 1000달러(106만8400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한다"며 "아이가 아프면 아이 걱정을 해야 하는데 병원비 걱정부터 하게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재욱이 27일 방송된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서 뇌수술비로 5억원에 가까운 청구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의 의료비 문제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은 한국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이 없다. 보훈대상자에게 제공하는 '보훈병원서비스'와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medicare),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이드'(medicaid)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민간 의료보험을 따로 들어야 한다.

민간 의료보험의 경우 직장에서 들어주거나 개인으로 들어야한다. 그러나 개인으로 가입할 경우 가입비용 자체가 비싼데다 보장금액도 적어 개인 가입자의 경우 중증 질환에 걸리게 되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심지어 파산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앰뷸런스 한번 타는데 100만원"

미국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B씨는 "2006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복통과 설사로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간 적이 있다"며 "앰뷸런스 이용비 968.07달러(약 103만4600원)에 응급실이용료 1219달러(약 130만2800원), 방사선 촬영 비용 4965달러(약 530만6100원) 등 총 11559.31달러(약 1235만3400원)의 병원비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B씨는 "병원비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렇게 많이 나올 줄 알았으면 죽어도 911 안 불렀다"며 "당시 학생 신분이어서 4년에 걸쳐 병원비를 갚았다"고 털어놨다.

B씨는 "미국은 의료보험료도 비싸다. 4인 가족의 경우 매월 의료보험료로 약 100만원을 지불한다"며 "의료보험료가 비싸 보장 금액이 높은 보험은 들지 못한다. 그러다 중증 질환에라도 걸리면 파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 의학저널의 2009년 발표에 따르면 2007년 미국에서 파산한 가계 가운데 의료비 부담으로 파산한 가계가 62%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80%는 이미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료보험의 평균 보장비용은 1만8000달러(약 1924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 "현지용 의료보험 '필수'"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입한 의료보험을 외국에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삼성화재해상보험 관계자는 "한국에서 들고 있는 의료보험으로도 외국에서 보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금액 차이가 커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입한 생명보험의 경우 외국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 예컨대 한국에서 뇌출혈 관련 보험에 가입돼 있는 상태에서 미국 여행 중 뇌출혈로 치료를 받았다면 해당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 약관이 변경되기 전인 2009년 10월 이전 가입자에 한해 보장한도 내에서 의료비의 40%를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가입한 경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여행자 보험의 경우 일주일에 1만원 정도 저렴한 상품도 있다"며 "해외로 나갈 경우 여행자 보험이나 유학생 보험 등 현지용 보험을 따로 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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