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허재호의 대주그룹, 대우건설 주인될 뻔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4.03.27 14:20

대주그룹, 한때 재계 50위권…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

ⓒ임종철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논란을 빚은 끝에 노역중단 결정이 내려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그가 운영한 대주그룹은 어떤 회사일까.

 대주그룹은 7개 사업분야에서 15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한때 재계순위 50위권까지 올랐었다. 대주그룹의 모태는 1981년 설립한 대주종합건설이다. 토목공사와 건설자재 생산 중심의 사업을 진행하다 1988년 주택사업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대주콘도, 동양상호신용금고, 두림제철산업 등도 이 당시 설립했거나 인수했다.

 허 회장은 미디어에도 관심이 많았다. 1994년에는 광주방송을 설립했고 2003년에는 광주일보와 케이블 채널 리빙TV를 인수하기도 했다. 골프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다이너스티 골프장 등 레저분야에도 진출했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붐이 일자 그룹의 주력회사인 대주건설은 '피오레'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으로 진출, 성장가도를 달렸다. 특히 2007년 분양한 용인 공세지구 사업이 성공을 거두는 등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04년 98위에서 2007년 52위까지 뛰어올랐다. 메이저기업인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42년생인 허 회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사업 성공의 열쇠가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해 경쟁업체보다 많은 연봉을 주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한해 4번이나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도 했을 정도다.

 허 회장이 뉴질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는 2002년이다. 시장 조사차 들른 오클랜드에서 극심한 교통난을 체험한 허 회장은 도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대주하우징이란 법인을 설립하며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인을 비롯, 아시아계 이민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한국형 아파트가 성공할 수 요인으로 봤다. 이후 65층 규모의 엘리어트 타워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조선을 비롯해 해운, 금융 등 15개 계열사로 영역을 확대하던 대주그룹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대한조선의 조선소 건립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고 부산 정관지구, 광주 수완지구 등 미분양 사업장이 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알짜 회사인 대한화재를 3500억원에 롯데그룹에 넘기고 청라지구 등 13개 주택사업장을 매각하는 강수를 뒀지만 그룹을 다시 세우기에는 이미 늦었다.

 게다가 허 회장이 5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 1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룹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허 회장은 대주건설과 대주주택의 법인세 등의 탈세를 지시하고 부산 남구 아파트 공사에서 사업자금 등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2010년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 등을 선고받았다.

 허 회장은 벌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뉴질랜드로 출국했다가 지난 22일 입국해 하루 5억원의 노역형을 살다 '황제노역'이란 비판이 커지면서 노역을 중단했다. 현재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검찰에 납부 연기를 요청했다. 허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KNC 건설 등 대규모 사업체를 운영하고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 5억원 '황제 노역'이 중단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교도소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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