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고강도 경영개선' 일손 안잡히는 삼성重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4.03.27 07:00

서울 인력 거제 이동설에 설왕설래, 사측 "결정된 바 없다"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위치한 삼성생명 서초타워. 이곳 7개 층을 사용하는 삼성중공업 본사 임직원 200여명은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지난달초 시작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인데 본사와 근무인력을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시로 옮기는 방안이 흘러나와서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일부 조직을 신축 중인 경기 성남에 있는 판교 R&D(연구·개발)센터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그룹 경영진단팀은 아예 경영지원실, 인사지원실, 조선해양영업실, 전략구매실과 경기 수원의 전기전자사업부문을 모두 거제 본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생명에 내는 임대료를 줄여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개선을 통해 낭비요소를 줄이겠다"고 하는 등 회사 전체가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또 서울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면 법인세 50% 감면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걱정스러워 한다. 직원 A씨는 "배우자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데 주말부부가 될 판"이라며 "판교로만 가도 맞벌이하며 함께 살 텐데 거제로 가면 둘 중 한명은 회사를 그만둬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채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28일까지 상반기 3급 신입사원 채용 서류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설계·기술직과 함께 재무직, 경영지원직도 채용대상인데 지방에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면 우수인력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서울 사무소를 유지하고 오히려 설계인력들까지 서울로 불러들이는 추세라면 삼성중공업은 그 반대인 셈"이라며 "젊은 대졸 구직자들이 서울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없어져 입사를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본사 이전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도 "구체적인 권고사항을 정하려면 1∼2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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