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없는 '모아미래도' 계약 공무원 500명 '발동동'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우경희 기자 | 2014.03.21 15:58

[르포]모아건설 직원들 자취 감춰, 입주예정자 '붕괴' 걱정

행복도시건설청이 21일 LH,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함께 TF팀을 구성해 세종시 도담동 1-4생활권 모아미래도 아파트 건설현장에 대한 공동주택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뉴스1 장수영 기자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죠. 1000년 도시를 만든다고 늘 자랑하더니 '철근없는 아파트'라니…"

 봄 날씨가 화창한 21일 오후 1시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위치한 '모아미래도' 아파트 공사 현장. 입구에서 만난 기획재정부 공무원 김모씨(45)는 장탄식을 쏟아냈다. 서울의 가족들과 떨어져 세종에서 원룸생활을 하고 있는 김씨는 올 12월 이 아파트 입주를 준비하며 살림살이 장만에 한창이었다.

 오는 11월 준공예정인 '모아미래도' 아파트는 전체 723가구중 70% 가량(500여가구)이 공무원들에게, 나머지 30%는 일반인들에게 각각 분양됐다. 세종시 1-4생활권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조사에서 철근이 적게는 10~20%, 많게는 50~60% 가량 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믿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에 정기안전점검을 했다는데 그 보고서에도 당초 예정한 200㎜ 간격이 아닌 300㎜ 간격으로 시공을 해놨다고 하더라"며 "샘플조사에서도 20곳중 16곳이 철근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런 부실아파트에서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입주예정자 50여명이 지난 20일 행복청에 항의방문을 벌이는 등 주변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했다. 이날 공사현장 출입문은 두꺼운 자물쇠와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었다.

 총 24톤에 달하는 시멘트 포대를 가득 실은 화물차 한 대가 잠긴 문 앞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화물차 운전기사 장 모씨는 "대체 현장에 무슨 일이 일어난거냐"며 "빨리 짐을 내리고 다음 장소로 가서 짐을 실어야 하는데 화주도 연락이 안되고 난감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아파트 현장 주변에는 '현장 사정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됐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정부 공인 구조물안전진단기관에 정밀 점검을 의뢰했다. 아파트 품질안전에 최우선을 두겠다. 고객 여러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힌 안내문만 걸려 있었다.

 모아종합건설 측 직원들은 사건이 불거진 뒤 모습을 감추었고 나이든 경비원들만 출입문 근처를 오가며 취재진의 접근에 난색을 표했다. 마침 점검을 위해 건설현장을 방문한 행복청 관계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장으로 들어서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혹시 분양받으신 분이냐"며 "우리 청 직원들 중에도 분양받은 사람들이 적잖은데 정말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건물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 박모씨는 "전체 15개동 중 4개동을 샘플 조사했는데 20곳의 샘플 가운데 16곳에서 철근이 빠져 있다면 건물이 붕괴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즉각적인 계약해지는 물론 정신적·물질적 손해에 따른 합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1000년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명품도시를 약속해 온 행복청도 정확한 실태조사와 책임추궁 등을 통해 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입장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점검 결과에 따라 관련자 고발과 함께 해당 업체의 영업정지, 부실벌점 부과 등의 합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모든 과정을 입주예정자에게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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