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77일 앞둔 20일까지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자 중 금융업 종사자는 각급 선거를 합쳐 20명을 넘어섰다.
같은 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김영선 후보는 현재 금융소비자연맹 고문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까지는 연맹 회장으로 일했다. 15대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던 4선 의원 출신이지만, 국회 정무위원장을 역임하며 금융업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왔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배영식 전 의원은 당초 13회 행정고시를 통과한 후 경제기획원 관료로 일했다.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쳤으며 2002~2005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2005~2008년 한국기업데이터 대표로 일했다. 18대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서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이와 함께 구·시·군 단체장 선거에는 전·현직 금융인 7명이 출마했으며, 시·도의회 의원 선거에는 6명, 구·시·군 의회 의원 선거에는 7명이 출마했다.
특히 기초지자체 선거에는 탄탄한 지역기반을 자랑하는 농협·신용 등의 단위조합 출신이 많다. 김포시장 선거에 나서는 안병원 후보는 신김포농협 이사 출신이며, 김기선 용인시장 예비후보는 구성농협 9~11대 조합장을 역임했다. 또 오산시장 선거에 나선 박신원 전 오산시장과 박동우 경기도의원 모두 오산제일신용협동조합 이사장 출신이다.
또 중선관위의 직업군 통계는 후보자가 등록한 직접 밝힌 직업군일 뿐, 금융권을 발판으로 다른 직군을 거친 인사와 출마를 선언했지만 아직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인사를 포함하면 금융권 인사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금융인들의 출마 '러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저성장 장기화로 정당과 각급 지자체장의원들의 민생·경제챙기기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금융권에 갈고 닦은 정책 역량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활동이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금융인들의 출마 러시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인들의 정치인 전직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금융권에 대한 고질적인 '낙하산' 문화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치권과의 '네트워크'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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