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차는 '스마트'합니까?

딱TV 최욱 칼럼니스트 | 2014.03.20 08:50

[딱TV]최욱의 딱오토 - 이미 현실이 된 '미래 자동차' 가상 체험기

편집자주 | 최욱의 '딱오토' - 자동차 칼럼니스트 최욱은 사실 본인조차 자동차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던 사람이다. 첫 직장으로 독일의 자동차 회사와 연을 맺은 후 보통 사람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을 수 있는 자동차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미래 자동차'의 화두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차량과 사람, 혹은 차량과 차량을 이어주고 가깝게 할 스마트(네트워크)기술과 전기차와 같이 화석연료를 대신할 대체연료 기술이다. 최근 들어 차량과 사람을 가깝게 하는 스마트한 기능들이 차량에 대거 탑재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적용된 스마트한 기능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지 회사원 최씨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꾸며보고자 한다.

강조하고 싶은 건, 앞으로 선보일 기술이나 해외 국가에서만 일부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닌, 이미 국내 시판중인 양산차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능들이라는 점이다. 과연 당신의 차는 어디까지 진보되어 있을까?

회사원 최씨. 새벽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차로 향한다. “아…. 또 월요일이 시작되는구나.” 긴 하품을 하며 최씨가 차에 접근하자, 최씨의 차가 '삑' 소리를 내며 사이드미러를 열고 방향지시등을 깜빡여 자기의 위치를 알린다.


최씨가 차에 다가가 문에 손을 대자, 잠금장치가 풀렸다. 물론 운전석만. 주차장 납치 사건 등 시절이 아주 수상하다 보니, 최씨는 운전석만 열리도록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설정해 두었다.

똑똑해진 차는 최씨가 승차하기 편하도록 좌석이 뒤로 밀려 있고, 조명이 환히 켜져 있다. 최씨가 차에 앉아 문을 닫고 시동을 거는 순간, 조명은 꺼지고 시트 위치와 운전대의 위치, 사이드미러 방향이 모두 최씨가 메모리 해 둔 그대로, 최씨가 운전하기 좋은 최적의 위치로 돌아간다.

앞으로 한껏 당겨진 안전벨트 덕분에 최씨는 몸을 돌리지 않고도 쉽게 벨트를 착용할 수 있다. '웰컴 세레모니'(welcome ceremony)를 마친 계기판에는 현재 실외기온이 영상 1도임을, 그렇기에 노면이 살짝 얼어있을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엔진 반응, 핸들링의 감각, 서스펜션의 높이나 반응 그리고 쇼팽의 녹턴 2번이 어제 내리기 직전에 들었던 곳에서 시작해 볼륨 크기까지 맞춰 그대로 재생되고 있다. 덕분에 최씨는 지난밤 혈기 넘치는 남동생이 자신 몰래 애마를 끌고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다.


나를 기억하고 다른 이의 흔적까지 지워주는 자동차

"자…. 그럼 가볼까?" 약속된 조찬 장소로 가기 위해 한글 인식이 가능한 터치패드에 “여의도동”까지 한글을 써 내려가다, 일전에 입력했던 목적지였음을 기억한다. 음성 명령 버튼을 누르고 “이전 목적지”라고 말하자, 차는 과거 다녔던 목적지를 센터페시아의 대형 화면에 뿌려준다. 물론 오늘 운전자인 최씨 기준으로. 덕분에 최씨는 원터치로 오늘의 목적지인 IFC빌딩을 선택한다.

주차장을 나서는데, 문득 중요한 결재서류를 챙겼는지 의문이 든다. 위험하긴 하지만, 가방에서 서류를 확인할 요량으로 살짝 고개를 돌렸다.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차가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하더니 급정지를 한다. 깜짝 놀라 앞을 보니, 차 앞에서 놀란 표정으로 최씨를 바라보고 있는 출근길의 한 회사원이 보인다. ‘아뿔싸, 큰일 날뻔 했다.’ 최씨는 회사원에게 “죄송합니다!”를 연신 외치고는 차의 보행자충돌방지기능에 감사를 한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운전한 지 5분쯤 지났을까. 아까 회사원이 놀란 표정으로 했던 말이 떠오르며 슬며시 웃음이 난다. “아니, 앞을 보고 운전하셔야죠! 큰일 날 뻔 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지도 않고 멈추셨어요?”


여의도에서 업무를 마치고 다음 약속 장소인 세종특별시로 향한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자 도착 예정 시각이 오후3시로 뜬다. “아니 이렇게 오래 걸려?”하는 순간 꽉 막힌 올림픽대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내비게이션에는 도로마다 온통 빨간색으로 지·정체 구간을 표시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업데이트해 알려주고 있다.


지·정체 구간에서 브레이크와 엑셀을 반복해서 밟다 지친 최씨는 차의 간단한 레버 조작을 통해 항속주행장치를 설정한다. ‘음…. 최고 속도는 120km정도…. 차간 거리는 중간 정도 설정이면 되겠지?’


항속주행장치의 설정을 마치자 마자, 최씨는 엑셀과 브레이크 조작에서 자유로워졌다. 차가 스스로 최씨가 설정한 시속120km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앞 차와의 거리에 맞춰 가속과 감속을 하며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난데없이 앞 뒤 안보고 끼어드는 몰상식한 운전자는 경계해야 하긴 하지만, 운전은 훨씬 편해졌다.

고속도로를 타고 얼마쯤 흘렀을까, 지·정체 구간이 풀리며 최씨는 차는 설정해둔 최고시속 120km에 맞춰 달리고 있다. 어느 순간 차에서 과속카메라 안내 멘트가 흘러나오자, 차는 스스로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제한속도인 100km에 맞춰 달리다가 과속카메라를 지나자, 다시 시속 120km에 맞춰 가속을 시작했다. 세종시까지 가는 동안 단속 구간에서도 알아서 속도를 줄였기에 최씨는 핸들 조작만으로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몇 시간 뒤, 최씨는 세종시에서 고된 업무를 마치고, 실외 주차장에 주차돼있는 애마에게 돌아왔다. 저녁이 되어 날씨는 추웠지만 스마트폰으로 차에 시동을 미리 걸어놓고 히터를 틀어놓아 차 안은 따뜻했다. 어둑어둑해진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며칠 전 아내와 데이트하며 분위기 있게 설정해놓은 차량 조명 속에서 익숙한 노래 소리를 듣고 있자니 포근한 차 안의 분위기가 나만의 휴식처가 된 듯한 느낌이다.


돌아갈 길이 막막하다. 밤눈이 어두운 최씨지만, 똑똑해진 최씨의 차 덕분에 더 이상 야간 운전이 두렵지 않다. 일단 최씨의 스티어링휠 움직임에 따라 헤드라이트가 각도를 살짝씩 틀며 코너에서도 최적의 시야를 확보한다. 또한 마주 오는 차까지 알아서 고려해가며 최대 거리의 시야확보를 알아서 해준다.


차선변경을 위해 사이드미러를 살피자 거울 속엔 어두워서 그런지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드미러와 앞유리창에 쏘여진 헤드업디스플레이에는 차선 변경을 할 1차선에 뭔가 있다고 표시가 된다. 좀 더 가속페달을 밟자 사각지대에서 정속 주행을 하고 있던 차량이 사이드미러 속에도 나타난다.


크루즈 컨트롤로 달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최씨는 피곤함에 살짝 졸았다. 그 순간 핸들과 시트를 통해 진동이 오고, 경고음이 울리면서 최씨가 차선을 이탈했음을 알려준다. 정신을 차린 최씨. 그 이후에도 몇번이나 진동과 경고음이 계속되자 차는 계기판을 통해 커피타임을 가지라고 진지하게 권해줬다.

덕분에 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최씨는 서울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차를 스포츠모드로 전환한다. 앙칼진 엔진음과 배기음에 RPM도 높이 쓰면서 차의 반응도 거칠고 빠릿해졌다. 단단해진 핸들링과 서스펜션 세팅까지 완전히 다른 차가 되어 스포티한 반응을 보인다. 최씨는 차를 몰며 "그래…. 이런 게 진짜 드라이빙이지." 하며 운전의 진정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3월 17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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