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지상파, 유료채널의 '역습'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4.03.12 14:32
가수 싸이는 스스로 'B급' 노래라고 칭했던 '강남스타일'로 일약 글로벌스타로 도약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출신의 B급 가수가 부른 노래가 전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채널’의 힘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로 전세계인과 처음 만났다. 공중파 음악방송을 통해 신곡을 발표한 이후 국내외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며 존재감을 알리던 기존의 성공방정식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유투브의 위력은 엄청났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전세계 사람들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열광했다.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조회수는 지난달 4일 기준으로 19억회를 넘어섰다. 기존의 성공방정식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달성할 수 없는 결과다.

싸이의 사례처럼 지상파가 최고의 채널이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시청자들이 능동적으로 변화하면서 특정한 시간에만 해당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채널들이 외면을 받고 있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채널들이 점차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인터넷TV(IPTV) 가입자수가 벌써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처럼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해외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변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영상마켓 'MIPCOM 2013'에서 만난 러시아 공중파방송 CTC 관계자는 "채널의 중심이 IPTV로 변화고 있다"며 "지상파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들은 아직도 시대의 흐름에서 뒤쳐있는 모양새다. 여전히 지상파라는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에 도취돼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물론 IPTV 등 유료 방송채널들의 핵심콘텐츠가 지상파 프로그램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상파의 '파워'는 여전히 막강하다.

하지만 그 파워에는 이미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같은 위기를 인식, 다양한 콘텐츠사업자들과 손잡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사업권 등에만 관심을 두는 모습은 못내 아쉽다.

콘텐츠와 더불어 채널도 홍수의 시대다.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가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에 변화는 발등의 불이다. 그나마 공정성이라는 영역에서마저 힘을 잃어가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과거의 영광을 벗어나 스스로 근본적인 변화에 뛰어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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