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등 자고나면 오르는 국산과자…신물난 소비자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4.03.08 08:00

국산과자 과대 포장 높은 인상폭…'수입·PB과자'입맛 들인다

과자 마니아인 직장인 A씨는 요새 소셜커머스를 즐겨 찾는다. 반값 할인을 적용하는 수입과자들이 즐비해서다. '악마의 유혹'으로 불리는 호주판 국민과자 '팀탐'(TimTam)의 경우 120g 한 봉지에 1500원에 살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는 가끔 신촌 등 대학가에 위치한 수입과자 할인점을 찾기도 한다. A씨는 "요새 워낙 국산 과자 가격이 비싸졌고 포장만 부풀려져 있어 차라리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입과자가 더 선호된다"고 말했다.

국내 과자 소비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국산 과자 대신 수입과자나 유통매장의 PB(자체브랜드) 제품으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산 과자는 과도한 인상폭과 과대 포장으로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0년 멜라민 파동 이후 웰빙 열풍에 편승해 등장한 '닥터유·마켓오' 등의 프리미엄 과자브랜드가 고가(高價) 흐름을 주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예컨대 2012년 5월 1200원이었던 오리온 다이제 오리지널은 닥터유 계열로 편입되면서 1500원으로 25% 뛰었다. 지난해 2월에는 또다시 1500원에서 2000원으로 33% 가격이 올랐다. 9개월 만에 66%의 인상폭을 보인 것이다.

올 2월 오리온은 '다이제 토스트'라는 신제품을 내놨는데 투고백(To Go Bag) 디자인으로 포장이 커지고 오트·흑깨·피넛버터초콜릿 등의 원료를 추가한 대신 가격은 72g(2개입)에 1500원으로, g당 20.8원 꼴로 책정됐다.

그런데 다이제 오리지널과 다이제 초코의 g당 가격은 각각 10.3원, 11.1원이어서 두 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 과도한 책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올 들어 오리온 초코파이 가격이 1년 반 사이 50% 급등한 것도 대표적인 인상 사례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다른 메이저 제과업체인 롯데제과(빼빼로)·크라운제과(빅파이)·해태제과(에이스)와 스낵 전문인 농심(새우깡)도 줄줄이 10% 안팎 인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점에서 국산 과자 매출은 주춤해진 대신 수입·PB과자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과자 카테고리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5% 대에 머물렀지만, 수입과자의 신장률은 22.1%로 큰 폭을 보였다. 특히 프링글스 등 병행수입으로 들여온 제품의 경우 기존보다 평균 10~30% 가량 저렴해 더욱 인기가 높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수준 상승하고, 해외 경험이 다양해진 소비자층이 넓어짐에 따라 자연스레 수입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미국·일본 등 한정된 수입국에서 벗어나 수입 국가도 다양화 되는 추세다. 캔디와 초콜릿 등 다양한 상품들로도 수입제품이 확대 되고 있다.

PB과자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국산과자 매출이 전년대비 1.21% 감소했지만, PB과자의 경우 11.34%의 성장률을 보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전체 스낵 매출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10.6%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PB 과자는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맛이 뛰어나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년 판매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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