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에서의 ‘모바일코리아’의 기회에 관한 단상

머니투데이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 2014.03.04 05:39

[최재홍의 모바일인사이드]<11>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분명 봄이 오고 있었다. 올해 도착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모처럼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해 시종일관 몸과 마음이 추웠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참관하고는 무겁고 춥고 힘겨운 발걸음으로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MWC는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중국기업과 해외 후발기업들의 약진이 놀라울 정도였고 우리 기업들의 한계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낮은 가격과 탁월한 모방단말기로 우리 기업 단말기나 해외 우수 단말기와의 차이를 상당부분 줄였는데, 다방면에서 여러 기업의 동시 약진이었다. 물론 지난해 MWC에서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2013'의 최고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3'가 선정됐다. 이는 5개 부문인 역대 최대 수상이었다. 나머지 우리 기업들의 성적표도 나름대로 좋은 한 해였다.

올해 MWC에서는 HTC의 'HTC One'이 지난해 삼성전자가 차지한 자리인 최고 스마트폰상을 받았다. 내가 보기에도 잘 만든 스마트폰이다. 올해 GSMA에서 이뤄진 총 37개부문의 어워드 수상에서 삼성전자는 웨어러블기기 '기어 핏' 하나로 끝내야 했다. SK텔레콤과 KT가 LTE(롱텀에볼루션) 기술로 수상했고, LG가 휘어지는 스마트폰인 'G Flex'로 혁신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은 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의 많은 수상에도 춥고 떨린 귀국길보다 올해 한결 따뜻하고 편한 마음이 일었던 이유는 바르셀로나의 따뜻한 봄과 같은 날씨에서 온 예감과도 같았다. 바로 우리가 세상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안심 때문이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중소개발자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의 코드는 웨어러블,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서비스와 관련된 분야들이다. 예쁘고 가볍고 싸고 오래가는 단말의 시대는 아니다. 또한 핵심 중의 핵심인 웨어러블은 핵심 서비스로 헬스와 피트니스, 웰빙 등을 아우른다. 이는 기본적으로 단말 위에 올라간 서비스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더불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통화만으로도 우수한 평가를 받는 그런 기기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MWC에서도 모든 기업의 관심사는 당연히 웨어러블이었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장인 웨어러블기기와 새로운 단말, 서비스로 진입한다는 것은 그 동안 걱정하던 중국 및 다른 나라와 차별화돼가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폰이 아니라 물론 폰 위에도 다른 서비스들을 붙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보안 KnoX 2.0이나 콘텐츠나 서비스가 같이 딸려왔다. 단순히 단말기만을 전시하지 않았다. 이는 단말 시대보다 서비스 시대를 열려고 하는 삼성의 전략이다.

그런데 웨어러블은 객단가가 폰보다는 낮아서 반드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동반해야 한다. 플랫폼의 룰을 우리가 정하기 위해서라도 단말기만이 아닌 우리의 서비스를 동반해야 한다. 이는 이제 일어나는 새로운 시장이 우리 개발자들에게 절호의 기회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카카오나 네이버의 라인 등 지난 5년간 국내 모바일앱 시장은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새로운 시대가 택한 웨어러블 시장에서 앱개발자들이 대응할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웨어러블 플랫폼(틀)을 형성하는 큰 기업과 서비스(내용)를 만드는 개발자의 진정성 있는 협력을 통해 이번만큼은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결과적으로 구글 매출 늘려주기에 바빴던 우리 개발자진영도 이번만큼은 초기 생태계의 키를 거머쥐는 기회를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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