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소폭' 지고 '중폭' 뜬다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4.03.03 08:11

[신아름의 시시콜콜]

한때 바닥에 깔린 마루 폭(가로 너비)을 보고 마루의 등급을 구분하던 시대가 있었다. 폭이 좁은 마루는 그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생산 공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제조 원가가 비싼 '고급 마루', 폭이 넓은 건 마루제조업체라면 누구나 생산해낼 수 있는 '보급 마루'로 통했다. 인테리어 업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부유층이 많이 사는 강남 아파트는 폭이 좁은 '소폭마루', 그렇지 않은 강북은 폭이 넓은 '광폭마루'라는 말이 우스개소리처럼 회자되던 건 이 때문이다.

마루는 폭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폭이 190㎜를 넘는 것은 '광(廣)폭마루', 100~190㎜은 '중(中)폭마루', 100mm 아래는 '소(小)폭마루'다. 광폭마루는 대형 아파트나 상업시설 위주로, 중폭마루는 중소형 아파트, 소폭마루는 소형 아파트를 겨냥해 출시된 제품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소폭마루가 한옥의 '쪽마루'를 연상케 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이유에서 평형대를 불문하고 선호돼왔다.

이랬던 마루업계 트렌드에 최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평수 넓은 대형 아파트를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주택 '다운사이징(소형화)' 이 가속화 됨에 따라 30평~40평(99~132㎡) 초반대의 중소형 아파트가 대세로 자리 잡았고, 마루 업체들도 이러한 중소형 아파트 크기에 최적화된 마루 폭 찾기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복된 시험 시공과 소비자 평가 끝에 마루업체들이 찾은 최적의 마루는 바로 '중폭마루'였다.

마루업계 한 관계자는 "소폭마루가 대세였을 땐 폭이 좁으면 좁을수록 인기가 높아져 폭 65㎜인 제품까지 출시됐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소폭마루는 큰 평형의 아파트에 깔면 집을 더 작아보이게 하고 시공 후 들뜸 현상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점점 멀어져갔다"고 말했다.


최근 마루업계 대세로 떠오른 중폭마루는 평형대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두루 어울린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다. 아울러 치수안정성도 뛰어나 시공 후 난방으로 인한 뒤틀림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패턴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다만 중폭마루 중에서도 광폭에 가까운 마루보다는 소폭에 가까운 110~120㎜ 폭이 선호되는 편이다. 그래서 요즘 마루업계에서는 '소폭' 지고, '중폭' 뜬다는 말이 유행이다. 소폭마루를 찾는 경향은 조금 떨어지고, 중폭마루를 찾는 경향은 중간 정도 늘었다는 중의적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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