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884명 "여기자 성추행 검사 중징계하라"

뉴스1 제공  | 2014.02.24 16:45

"사건 전면 재조사하고 검찰은 반성·사과해야" 성명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김상희, 박영선 등 민주당 여성의원들과 여성단체, 성폭력상담 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이진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에 대한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현재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의 여기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언론인들이 중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55개사 언론인 884명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검찰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서 언론인들은 "검찰 고위공직자인 차장 검사가 언론사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지만 검찰은 가해자인 해당 검사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바 있다"며 "감찰본부는 성폭력 사안에 대해 최소한 견책 이상의 징계를 내리도록 되어 있는 대검 예규가 버젓이 있는데도 이 차장에 대해 가벼운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치고 감찰을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을 검찰 권력이 언론의 사회적 구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한 사례로 풀이한다"면서 " 이진한 차장 검사뿐 아니라 검찰조직 전체가 언론사 기자를 '여성'으로 환원하며 일상의 성차별과 폭력을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려는 권력자의 속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26일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가 기자들과 송년회 자리에서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이날 피해자에게 "뽀뽀 한 번 할까", "내가 참 좋아해" 등의 말을 하면서 손을 만지고 손등에 키스하고 등을 쓸어내리고 허리를 껴안는 등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은 또한 "사건 발생 뒤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우리 언론인들은 치욕적인 술자리 언행부터 피해 당사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여러 사람의 2차 피해까지 겪으며 지금까지 해당 기자가 느꼈을 무력감과 수치심에 십분 공감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권에 대한 검찰 내부 의식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며 낙후돼 있는지를 새삼 실감한다"고 밝혔다.

언론인들은 "검찰은 스스로 마땅히 느껴야 할 자괴감과 반성은 커녕, 인권을 중시하며 폭력을 근절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 하는 검찰의 기본 직무를 저버렸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이진한 차장검사가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여성을 상대로 노골적인 성추행을 저질렀으며 적어도 1명 이상의 피해자가 나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사에서 여성 기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취재중 발생한 성폭력 문제는 한국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며 "앞으로 우리 언론인들은 어떠한 취재원의 성폭력 문제에도 주저하지 않고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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