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돈 먹는 거북이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2.24 16:06

롱숏 펀드 매니저들의 마켓 전망 "코스피 박스권 이어지는 가운데 3월 소폭 반등 예상"

ⓒ63시티 ↑바다거북
"요즘 시장에서 돈 먹는 건 거북이 뿐이죠."

'돈 먹는 거북이'란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거북이 펀드를 지칭한 말이다. 연초부터 코스피가 부진한 가운데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마이다스거북이처럼 중위험·중수익 상품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8.78포인트(0.45%) 내린 1949.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금요일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냈던 외국인은 소폭 순매도로 돌아선 탓이다. 특이한 점은 장 마감 직전 340억원대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이 장 막판 330억원 순매수를 기록, 10억원 매도 우위로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 연중 최대 규모 순매수를 나타낸 외국인이 하루 만에 매도 반전해 일부 실망감을 안겼지만 막판 매수로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준 셈이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다시 1950선 아래로 밀렸다. 1880선에서 1950선까지는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연기금, 투신 자금이 지수를 밀어올렸지만 1950선 위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 추가적 반등이 나오려면 특정 매수 주체의 '사자' 드라이브가 필요하지만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다.

이날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마이다스거북이90, 70, 50, 30 펀드 시리즈에는 1주일 만에 477억원이 몰렸다. 사실상 하루에 거의 100억원이 유입된 셈이다. 올해 들어 마이다스거북이90펀드(거북이 모펀드의 편입비가 90%인 펀드)에 몰린 자금만 해도 2012억원에 달하고 있다.

마이다스 거북이 펀드는 느리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겠다는 각오를 담아 '거북이 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거북이 펀드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고수익을 내지 않아도 좋으니 깨먹지 말고 금리를 이겨달라'는 투자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이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선호는 코스피 지수의 추가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롱숏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가 향후 3개월 동안 큰 폭으로 오르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자산운용 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850선을 하방으로 코스피가 지금 상황에서 더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며 "문제는 위로 얼마나 더 갈수 있느냐인데 4분기 실적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3월부터는 지수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소폭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유난히 부진했던 지난해 1분기 실적 기저효과로 모멘텀이 다소 있을 것"이라며 "4분기 실적 부진의 그림자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가운데 향후 2~3개월은 장이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롱숏펀드 펀드매니저답게 지수를 바라보기보다는 개별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을 골라내 롱 전략과 숏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는 것만이 '가두리 장세'에서 절대수익을 내는 전략이란 조언이다.

한국 경기 회복에 중요한 선행지표가 되는 미국 지표가 1~2월 부진했기 때문에 회복세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KB코리아롱숏펀드를 운용하는 정병훈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1~2월 미국 경제지표가 강추위로 부진했는데 3월에 수치가 개선되는지 확인하고 가야한다"며 "당분간은 박스권 장세가 우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신멀티롱숏펀드를 운용하는 이상훈 대신자산운용 팀장도 "한국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당분간 시장에는 대세 상승을 이끌어낼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며 "제한된 박스권 등락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거래대금이 쪼그라든 가운데 수급에 따라 주가가 흔들리고 있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종목은 찾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박스권을 가정하고 1900선 아래 하단에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올라오면서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초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국내주식형펀드의 90%가 연초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것과 달리 롱숏 펀드는 플러스 수익을 낸 경우가 많았다. 21일 기준 대신멀티롱숏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형](Class C1)이 연초대비 2.38% 수익을 냈고, 마이다스거북이90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이 0.50%, KB코리아롱숏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A 클래스이 0.59%로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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