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요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 2014.02.22 06:01

[줄리아 투자노트]

 영국에 사는 친구가 잠시 귀국해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들이 만났다. 영국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친구는 일이 힘들다고 했다. 거기에 장단을 맞추듯 여기저기서 "나도 일하기 정말 싫어"란 말이 쏟아져 나왔다.

영국에 사는 그 친구가 "그럼 너희는 로또 당첨되면 일 그만둘 거니?"라고 물었다. 의외로 예닐곱 명의 친구중 네 명 이상이 잠시 생각하더니 "아니, 그래도 일은 할 거야"라고 대답했다. 친구들은 "노는 것도 일하다 하루 이틀이지 매일 놀면 무슨 재미?"라고 말했다. 이제 40이 넘은 친구들은 결국 "그래, 그래, 힘들어도 일하는 게 짱이야"란 말로 자리를 매듭하고 인기드라마를 보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인생은 그런 거다.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보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얽혀 있는 것, 그게 인생이다. 돈이 있으면 많은 어려움이 사라질 듯 생각되지만 사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가운데 인생의 가장 핵심적 문제를 해소해주는 것은 없다. 수많은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돈으로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잠은 살 수 없다=최근 자동차 한 대값에 해당되는 고가프리미엄 침대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침대 하나가 1000만원을 넘어 3000만원대를 호가하지만 편안한 잠, 건강한 잠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침대라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맨 바닥이라도 건강하면 좋은 잠을 잘 수 있다.

◇컴퓨터는 살 수 있지만 두뇌는 살 수 없다=인공지능기술이 발달하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인간이다. 아무리 고성능 컴퓨터를 산다 해도 자료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넣어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일을 맡길 순 있어도 전략적 판단까지 기대할 수는 없다. 선택을 내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며 좋은 선택은 교육과 독서와 경험과 사고로 훈련된 두뇌에서 나온다.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돈이 있으면 초호화주택도 살 수 있다. 그러나 그 집에서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전적으로 가족의 몫이다. 가정은 사랑과 믿음, 노력으로 가꾸는 것이지 돈으로 거래할 수 없다.

◇사치품은 살 수 있지만 문화는 살 수 없다=부자들의 취미 중 하나가 그림 수집이다. 하지만 그림을 진정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것은 그림을 소유하는 것과 상관없다. 돈으로 명품을 사서 온몸에 휘감고 다니는 것은 자유지만 진정한 품위와 우아함은 그 사람이 가진 문화적 소양에서 나오며 이 문화적 소양은 단순이 돈을 낸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락은 살 수 있지만 행복은 살 수 없다=물질문화가 발달하면서 그때 그때 욕구를 충족하려는 즉물적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 이 결과 더 자극적이고 더 즉시적인 오락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문제는 오락이 주는 강력한 쾌감은 짧게 사라지며 그 다음에 똑같은 쾌감을 느끼려면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행복은 쾌락과 다르다. 행복은 잔잔하고 고요하며 오래 지속하는 평온함 속에 찾아오는 만족이다.

◇사람은 살 수 있지만 친구는 살 수 없다=필요할 때 사람을 구하는 것은, 돈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 외로울 때 크게 한 턱 쏠테니 만나자고 하면 몇 명의 사람을 끌어모을 수는 있다. 무슨 일을 하려는데 사람이 필요하면 급여를 주고 구하면 된다. 하지만 뜻을 같이 하고 나를 진정으로 지지해주는 친구는 돈을 써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섹스는 살 수 있지만 사랑은 살 수 없다=일회용 욕구 해소를 위한 파트너는 돈으로 찾을 수 있다. 마음을 깊이 울리는 사랑의 대상은 억만금의 돈이 있다고 해도 못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좋은 음식은 살 수 있지만 식욕은 살 수 없으며, 약은 살 수 있지만 건강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사람을 복종시킬 수는 있지만 돈으로 믿음까지 살 수는 없다. 돈으로 성형을 하고 온몸을 화려하게 치장할 수는 있지만 사람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아름다움까지 돈으로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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