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씨 측, 검찰 상고에 "시간끌기" 맹비난

뉴스1 제공  | 2014.02.19 19:15

"잘못 인정 싫어 상고한 것…지켜야 할 것 지키지 않는다"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김수완 기자 =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유서대필 사건' 강기훈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공판을 마친 후 김상근 목사의 손을 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고검이 19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강기훈(52)씨 측은 "강씨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이용한 시간끌기"라며 일제히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강씨는 대법원의 재심개시 결정을 기다리고 있던 지난 2012년 4월 간암 판정을 받았고 한달 후 간암세포 제거수술을 받은 뒤 현재까지 여전히 간암투병 중이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의 김선택 집행위원장은 검찰 측이 상고 취지를 밝힌 이날 "(상고심이 시작되면) 빨라도 2년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며 "그 2년 동안 검찰 앞에 있는 사람들은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무죄 선고 당일 재판부가 검찰이 부당했던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얘기를 다 했다"며 "검찰 신청 감정인조차 온당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계속했음에도 다시 재개한다는 건 시간을 끌어 면피하려고 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난했다.

또 "검찰 측이 자신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이러는 것 같다"며 "감정에 의문을 제기하겠다 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가자는 것 아니냐, 국과수에 압력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강한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검찰 측이 과거사 재심 사건에 대해 계속 상고를 하는 건 최소한 지켜야 할 것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정말 막판이다"라고 격한 어조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국가권력이 한 개인에 대해서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에 대해 이런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부당한 국가권력의 자행이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면 국가권력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강씨 측 변호인도 역시 검찰의 상고를 비난했다.

변호인은 "항소심 선고는 이미 많은 것들이 조사된 뒤 나온 결과"라며 "시간을 끌기 위한 상고라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1991년 감정 이후 국과수에서 2차례에 걸쳐 감정을 했고 여러 국내 감정 전문가들이 감정을 했다"며 "그런데 모든 감정 결과가 검찰 측 감정인이었던 김형영 당시 국과수 문서분석실장 결과와 반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의 감정절차도 문제가 있다고 했고 김씨 스스로도 위증을 했다는 게 대법원에서 인정됐다"며 "명명백백히 고 김기설씨 유서의 필적과 강씨의 필적이 다르다고 나온 상황에서 검찰이 일방적인 주장을 고집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변호인은 "검찰 측 기본 논리는 이후 나온 수많은 필적 모두를 강씨가 사후조작했다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억측"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재심개시 결정 당시 대법원이 사건을 3년 이상 방치했었다"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고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기 때문에 대법원이 진실규명을 위한 최종단계를 빨리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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