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투자열풍" 산자락도 4배↑… 어디?

머니투데이 제주=진경진 기자 | 2014.02.19 06:45

[르포-투자 열풍 제주]<1> 감귤농장도 "부르는게 값"

"영어교육도시에 의료특구, 헬스케어타운 등 국책사업이 가시화되고 있고요. 내년 말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 준공되면 시장이 더 뜨거워질 겁니다."

"지난해 외국인관광객이 200만명을 넘었어요. 중국인들은 관광뿐 아니라 영주권 투자와 건강복합시설 투자도 합니다."

제주도 투자열기가 뜨겁다. 현지에선 '단군이래 최대 열풍'이라며 호들갑스럽다. 그도 그럴것이 땅값이나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수익형 비즈니스호텔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제주도 지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34%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3년 한해 제주도 내 토지거래는 4만8118필지로 전년(4만1997필지)보다 15%가량 증가했다. 2011년(3만6613필지)에 비해선 31% 이상 급증했다.

과거 은퇴 후 노년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면 요즘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실거주 목적이나 투자처로서 인기가 많다는 게 현지 투자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진성효 드림경제연구소장은 "감귤농장은 예전엔 나이가 많거나 못사는 이들이 주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제주도에 터를 잡은 30~40대가 직접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정
찾는 사람이 많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섬 자체가 좁고 개발할 수 있는 토지도 많지 않다. 반면 수요가 급증해 가격은 주인 마음대로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3.3㎡당 10만원이던 서귀포시 삼방산 인근 토지는 현재 3.3㎡당 45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최근엔 제주에서도 가장 구하기 어렵다는 '660~990㎡ 정도 나대지'의 경우 그야말로 상한가다.

◇투자 앞서 '확인 또 확인'

그렇다면 제주도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제주도에서 10년 이상 부동산중개업을 해왔다는 공인중개사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재정상황을 살피고 투자방향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지가상승 주기가 긴 제주도에선 토지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권했다. 개발이 덜된 땅을 고르되 3300㎡(1000평 정도) 정도 넓은 땅을 3.3㎡당 10만원 넘지 않게 매입하는 것이 관건.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해안가에 분양중인 전원주택 전경 / 사진=김유경기자
2~3년 내 은퇴를 앞두고 직접 개발을 염두에 뒀다면 가격이 다소 올랐더라도 큰 도로 인근 등 입지가 좋은 토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3.3㎡당 20만~30만원대인 땅을 1000㎡ 정도 매입하면 투자비는 최대 1억원을 넘지 않는다.

단기적으론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분양형호텔이나 가족호텔 등도 좋다. 관광산업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적어도 5~6년 동안은 수익률이 보장될 수 있어서다.

원룸이 부족한 제주에선 임대사업도 좋은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제주시 연동에서 39㎡짜리 7실로 구성된 다가구원룸을 임대중인 A씨는 초기 5억원을 투자, 현재 방마다 월 70만원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경우 가격이 비싸 면적을 줄이더라도 시내 중심이나 개발 가능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과공급까지 걱정해야 할 '펜션사업'에는 우려를 표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세워진 단독주택들 / 사진=김유경기자
◇투자엔 역시 '발품'

제주도에 땅을 사면서 지인의 말만 듣고 계약한 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지인의 말만 믿고 제주도 땅을 샀는데 알고 보니 '오름' 인근이어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땅이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알려진 사연이다.

'발품'의 중요성은 여기서도 나온다. 현장을 직접 찾아 확인하는 것만이 좋은 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정읍 Y공인중개소 대표는 "제주도 땅은 정해진 가격이 없고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같은 땅이어도 5000만원이 될 수 있고 1억원이 될 수 있다"며 "660㎡짜리 귤밭을 매수희망자에 따라 3.3㎡당 7만~30만원까지 요구하는 것도 봤다"고 귀띔했다.

진성효 드림랜드경제연구소장은 "준비없이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찾아왔다간 큰 절망만 얻을 수 있다"며 "실제 투자자 절반 이상이 실망하고 실패하는 만큼 정책을 잘 살피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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