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세요" 13년 전 광고와 '응사'가 만났더니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4.02.08 14:06

[광고야담-8]'참신', '기발' 호평…드라마 장면 활용 풋티지 광고 유행

편집자주 | 광고에는 삶이 있습니다. 재미와 웃음, 감동이 있고 성공과 실패도 있습니다. 어떤 광고는 만인들에게 사랑받다가 홀연히 잊혀지기도 합니다. 단순히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뛰어 넘은 광고,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참고로 '야담'에서 '야'는 '밤야' 일수도 '들야' 일수도 있습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든 현장에서의 이야기든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의미입니다.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속에 나오는 BC카드 광고 장면/오리콤 제공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꼭이요!!"

'엇, 이 광고?' 새해 설 연휴, 한 광고가 눈에 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 대신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새삼 반갑다. 20대 중반의 앳된 김정은의 모습이 시계 바늘을 13년 전으로 돌려놓는다. "돈을 줘야지 부자가 돼지." '응답하라 1994'의 성동일이 한 마디 거든다.

비씨(BC)카드는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의 장면을 이용한 광고를 선보였다. 장면의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옛 광고지만 참신하고 좋다", "재미있다', "신선하고 기발하다" 등의 반응을 끌어냈다. 13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광고와 지난해 가장 핫 했던 드라마가 만나 요즘 유행하는 말로 '융합'의 힘을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드라마 속 캐릭터나 대사, 장면을 활용하는 풋티지(footage)광고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주인공 캐릭터를 그대로 등장시킨 KT올레 광고를 비롯해 응사의 장면을 재편집한 동서식품 맥스웰하우스, 소셜커머스 위메프 광고 등 쉽게 꼽을 수 있다.

비씨카드는 13년 전 광고가 아예 응사의 에피소드로 등장한 점이 차이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부터 PPL(간접광고)형태로 협찬하고 이를 활용해 광고로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비씨카드는 반대다.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에 자사의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13년 전 광고를 재방영할 생각이었으나 화질이 좋지 않아 아예 드라마를 그대로 활용했다고 한다.


풋티지 광고는 이미 찍은 드라마를 활용하지만 제작사에 콘텐츠 사용료 외에 등장인물들에게도 별도의 모델료를 줘야 한다. 성동일, 해태(손호준)뿐 아니라 13년 전 광고에 출연했던 김정은에게도 모델료가 지급됐다. 모델료는 직접 광고를 찍을 때 보다는 낮게 책정되지만 당시 지명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광고에서는 성동일씨의 모델료가 가장 많았다. 드라마 판권료와 세 명의 모델료를 다 지급해도 한 편의 광고를 찍는 것보다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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