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대학 줄세운다고? 국내 ICT인맥 따져보니…

머니투데이 강미선 최광 기자 | 2014.01.29 05:55

'스카이' 아닌 경북대·인하대 등 이공계 학과 육성 대학 '강세'

삼성이 신입사원 채용시 도입키로 했던 대학 총장 추천제를 유보했다. 대학별 추천 인원에 차등을 둔 것을 놓고 대학서열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다. 삼성은 "휴대전화·반도체·기계공학 등 삼성이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력 졸업자 수나 특성화 대학 등을 고려해 추천 인원을 배정했다"고 밝혔지만, '대학 서열화' 뭇매를 맞았다.

그렇다면 실제 ICT업계의 주요 학맥은 어떻게 될까.

전동수 삼성SDS 대표/사진제공=삼성SDS
◇IT제조업부터 통신까지…경북대 곳곳 포진

28일 ICT(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CEO나 고위 임원 중에는 전통적으로 공과대학이 강세를 보인 대학 출신이 많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소위 '스카이(SKY)' 출신이 주요 학맥을 형성하는 일반적 산업군과 달리 경북대, 인하대 등 전통적으로 이공계 학과를 집중 육성해온 곳 출신들이 많은 이유다.

지방국립대 중에서는 경북대가 단연 돋보였다. 경북대 출신은 IT제조 및 통신업계 등 전 ICT영역에 걸쳐 활약이 두드러진다. 전자공학 한 과만 500명에 달했던 시절이 있었던 만큼 다양한 인재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삼성전자 시절 반도체 부문 기획통으로 37세에 임원을 달았다. 당시 최연소 임원이었다. 조인수 삼성전자 부사장, 조현탁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국내영업팀장(부사장)도 경북대 출신이다.

KT도 경북대 학맥이 탄탄하다. 이상홍 KT파워텔 대표, 김영환 전 KT네트웍스 대표 그리고 KT 현직 다수 임원들이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경북대 출신 여성 ICT 인사도 많은 편. 국회의원 권은희(전자공학과), 강은희(물리교육과) 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의원 모두 IT산업계를 거쳐 정치권에 입성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인하대, ICT 원로부터 현장 CEO까지…

인하대 공대 계열 학과도 전통적으로 많은 ICT 인력을 배출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과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전하진 의원(산업공학과)은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등을 거쳐 국회로 입성했고,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대표, 우상엽 실리콘테크 대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임화섭 가온미디어 대표 등도 인하대 출신으로 IT업계에서 뛰고 있다.

삼성에서 정보통신사업을 총괄하며 '애니콜 신화’의 주역으로 불렸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연세대 교수)도 인하대 전기공학과 출신.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최고 자리인 부회장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다.


서강대도 ICT업계에 두루 포진해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이휘성 전 한국IBM 대표, 최휘영 네이버 비즈니스플랫폼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CT업계에서는 연대, 고대의 파워가 다른 산업군만큼 강하지 않다"며 "특정 공대가 많은 인재를 배출했고 실제 산업 현장과 기업에서 그 인재들이 성과를 내고 단단히 뿌리를 내리면서 주요 학맥을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인터넷·모바일 업계 '서울대' 강세

반면 인터넷, 모바일, 벤처업계는 IT제조업과는 달리 서울대 강세가 두드러진다. 30대, 40대 벤처 CEO들의 경우 이공계 출신이 아닌 경영학과 출신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정주 NXC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5학번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 학교 전자공학과를,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이제범 대표는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서울대 법대 출신. 이한상 SK컴즈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최관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는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이 대학 동양사학과 출신이다.

반면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는 연세대 인맥이 두드러진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와 최세훈 대표는 각각 연세대 전산학과와 경영학과를 나왔다.

소수대학에서는 명지대학교가 눈에 띈다. 이기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명지대 재료공학과,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밖에 KAIST나 포스텍(옛 포항공대) 출신들도 학교 성격상 광범위한 학맥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그렇지만 이공계 기피 현상 그리고 경영대 출신들의 약진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과거 이공계 학맥'의 명맥도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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