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농촌'의 희망 장수군

머니투데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2014.01.25 05:22

[최보기의 책보기]'농가 70% 중산층, 장수군의 비밀'

먼저 이 책 58페이지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합니다. '5?3프로젝트 목표 달성가구 1653가구 중 1116가구는 5천에서 1억 사이, 537가구는 1억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 작목별로는 사과 545(33.0%), 번식우 236(14.3%), 토마토150(9.1%), 오미자 135(8.2%), 비육우 134(8.1%) 순이다. 영농 형태별로는 겸업농보다 전업농이 4배 이상 많고, 연령별로 보면 50-6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은퇴를 앞두었거나 갓 은퇴한 직장인 중 귀농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먼저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농촌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지리산 속의 무주, 진안, 장수를 합해 '무진장'이라고 합니다. 겨울이면 눈이 무진장 많이 오는 산골 오지라서 그렇게 불렸다는 설도 있지만 여하튼 한때 산업화와 거리가 먼 동네의 대명사이기도 했습니다. 또 무진장은 오래 전에 발표되었던 김승옥 작가의 소설집 '무진기행' 때문에 우리에게 더 친숙해져 '무진장 (오지)기행'이라는 말이 널리 퍼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너무 오래 돼 정확한 자료를 찾을 수는 없지만 1970년대에 어느 대학 교수가 전국의 텔레비전숫자를 조사를 한 결과 '장수군 통틀어 흑백TV 딱 한 대'라는 '카더라 뉴스'가 술자리의 안주로 올랐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무진장'은 낙후된 시골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그 장수군의 상전벽해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해 제목대로 농가 70%가 중산층이 된 10년의 스토리입니다. 가축의 배설물을 수거해 유기농 퇴비를 만들어 땅을 기름지게 함으로써 친환경 농축산물을 수확하는 '순환농업정책'의 주체가 공무원이 아닌 농민들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땅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고 너나없이 똘똘 뭉쳐 갖은 변수들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장수 사람들은 이제 지역 내에서 산업, 문화, 교육, 복지가 연결돼 시너지를 발휘하는 '지역순환'에 도전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 '가업을 잇는 청년들'이란 책을 소개하면서 '전체 식량 자급률 23.6%'를 몹시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농촌의 한 영농조합이 80세 이상의 마을 어르신들께 매월 10만 원의 노령연금을 드리기로 했다는 '착한 복지' 뉴스에 덧붙여 드디어 농촌이 도시인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가 싶은 마음에 얼른 읽었습니다.

◇농가 70% 중산층, 장수군의 비밀=황태규·박수진 지음. 굿플러스북 펴냄. 325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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