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주소 "어디야?", 택배업계 설연휴가 최대고비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4.01.11 09:00

주요 업체들은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 병행표기, 중소업체는 진땀

설 연휴를 23일 앞둔 7일 오전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 롯데마트오산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화물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중소택배사 배송직원인 A씨는 올해부터 일이 늘었다. 도로명주소만 적힌 배송물품을 받으면 지번주소(구주소)를 추가하는 작업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도로명주소를 알려주는 사이트와 앱이 작동을 안 해 직접 고객에게 전화를 해 지번주소를 물었다.

지난 1일부터 전면 시행된 도로명주소 표기로 인해 택배 배송 일선에서 업무량 증가와 불편함을 호소하고 하고 있다. 특히 이달 말 설 연휴에 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새 주소체계 적응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주요 택배업체들은 운송장에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함께 표기하고 있다. 업체들은 1~2년 전부터 도로명주소를 지번주소로 자동변환해주는 물류시스템을 준비, 지난달부터 실제 배송에 사용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도로명 주소와 지번주소를 병행 표기함으로써 배송 직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있다”라며 “직원들이 더 쉽게 도로명주소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택배업체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배송 일선에서는 주소를 변환하는 업무가 늘어나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자동변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의 경우 도로명주소만 적혀 있을 경우 일일이 다시 지번주소를 찾아 배송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배송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한 중소업체 배송직원은 “예전에는 ‘동(洞)’ 별로 택배를 분류했지만 이제는 동 이름이 빠져 대략적인 위치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새 주소체계에서는 고객이 숫자하나만 틀려도 전혀 엉뚱한 곳으로 배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현재 도로명주소만 갖고 배송하기는 무리"라며 "고객들도 도로명주소를 쓸 때는 옆에 예전의 동 이름을 함께 써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택배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이번 설 연휴에 물량이 몰리는 경우다. 아직 도로명주소에 적응하지 못한 단계에서 물량이 몰릴 경우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에는 물량이 평소보다 30~50% 늘어난다.

안전행정부는 도로명주소 안내 사이트에서 30만건 이하인 경우 무료로 주소를 바꿔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결과를 받기 까지는 4일 정도가 소요된다. 또 기존 지번주소를 텍스트파일 형태로 갖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최근 안행부와의 회의에서 도로명주소를 전면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작용이 많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아직까지는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고객이 적어 우려할 만큼의 혼란은 없지만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업체에 새 주소를 사용하는 물량이 몰리면 배송지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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